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스테이블코인을 두고 "금융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금융주권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의 유통역량과 블록체인 인프라 확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 두나무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 두나무

오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DC)’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들어오면 각국은 통화 주권이 위협받는다며 걱정을 하고 있으나 이것은 단순히 화폐 주권 문제가 아니라 금융 주권 즉 금융 시스템과 금융서비스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퍼지게 되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월렛, 체인과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대중들에게 퍼져 이를 통해 지급결제, 여·수신, 자산관리, 자본시장 등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모두 웹(Web)3 기반의 서비스로 바뀌게 된다는 의미다.

오 대표는 “구글이 한국에 들어올 때 검색서비스로 들어왔으나 이제는 사람들이 구글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활용해 일을 하는 것과 같다”며 “또 기존 금융서비스를 사용 못 하는 전 세계 13억명의 인구도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돼 웹3 금융 서비스는 전 세계로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넷 혁명과 AI 혁명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빅테크의 공격으로부터 우리가 수세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면 블록체인 혁명에서는 우리의 힘을 잘 활용해 충분히 공세적 포지션에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현 방안을 두고 오 대표는 스테이블 코인 초기 활성화의 핵심이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한 유통역량에 달려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 시총이 90조~230조원에 이르는 반면 결제 핀테크사에서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1조6000억원에 그친다.

오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초기 활성화의 핵심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한 유통인데 업비트는 작년 기준 현물거래 금액이 1740조원으로 국내 1위 거래소일 뿐 아니라 글로벌로도 4위 안에 드는 거래량을 가지고 있다”며 “업비트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한다면 한국 금융이 아시아를 거쳐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미국 거래소와 비교해 보면 파생 상품 거래가 불가하고 내국인만 가입이 가능하며 법인 거래도 시범적으로만 허용돼 있는 등 사업 영역 측면에서 불리한 것도 사실”이라며 “미국에서 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국가대표 선수로서 글로벌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두나무는 안정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지원이 가능한 금융 친화적 블록체인인 ‘기와체인’, 웹2·웹3 서비스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와월렛’, 사업자가 디지털자산을 주고받을 때 확인된 계정에 대해서만 입출금하는 솔루션인 ‘베리파이 바스프’, 법인·기관 특화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인 ‘업비트 커스터디’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오 대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바탕으로 체인, 지갑, 트래블룰솔루션, 커스터디 등 미래의 금융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넘어서 아시아, 그리고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미래 금융 모델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고 이분야말로 우리 역량을 가지고 글로벌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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