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네트웍스가 오는 11월 통합 금융 플랫폼 모니모 전면 개편에 나선다. 단순 계열사 금융정보를 모아 보여주던 수준에서 벗어나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 분석과 맞춤형 혜택으로 앱의 쓸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토스, 카카오뱅크 등 경쟁사 대비 여전히 저조한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삼성금융의 슈퍼앱 실험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오는 11월 통합 금융 플랫폼 모니모 전면 개편에 나선다 / IT조선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오는 11월 통합 금융 플랫폼 모니모 전면 개편에 나선다 / IT조선

24일 삼성금융에 따르면 오는 11월 중 모니모 앱 서비스가 개편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자산분석 기능이다. 카드 사용 내역 확인, 보험료 납입, 주식 거래 등에 그치지 않고 고객 금융정보를 분석해 부족한 보장을 짚어주거나 자산 관리에 필요한 선택지를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보험, 대출, 연금 정보를 한데 묶어 보여주는 통합조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삼성금융은 앱 활동 기반 회원별 우대 서비스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도 삼성금융은 퀴즈나 걷기 미션을 수행하면 보상 포인트(젤리)를 지급하는 방식을 운영 중이다. 개인별 이용 행태에 맞춘 혜택도 추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모니모는 2022년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 출범 후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금융 4사가 협업해 만든 금융 통합앱이다. 계열사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묶기 위해 출시됐다. 출범 초기에는 은행처럼 매일 접속할 이유가 없다는 한계 지적이 뒤따랐다.

삼성금융이 모니모 서비스를 넓히고 개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월간활성이용자(MAU) 확보에 있다. 슈퍼앱 경쟁에서 MAU가 곧 영향력의 척도라고 봐서다.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앱을 열고 머무르는지가 플랫폼의 성패를 가른다.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금융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MAU를 활성화한 덕분이었다.

이에 삼성금융은 계열사 핵심 기능을 차례로 모니모에 이관해왔다. 삼성증권의 주식거래, 삼성생명 보험금 청구, 삼성카드 결제 관리 등 기존 개별 앱에서만 가능했던 기능을 모니모 안으로 들였다.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은행을 소유하지 못한 약점도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과 손잡고 파킹통장을 선보이며 보완했다.

그간 삼성금융이 모니모에 투자한 규모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삼성생명은 610억원 삼성화재는 589억원 삼성증권은 371억원을 모니모 구축과 운영에 투입했다. 올해도 삼성생명 541억원, 삼성화재 479억원, 삼성증권 334억원 등 총 1355억원을 추가 부담한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성과는 제한적이다. 올해 3월 기준 모니모의 MAU는 615만명이다. 전년 동기 500만명 대비 115만명 늘었지만, 빅테크 금융 플랫폼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실제 상반기 토스 2000만명, 카카오뱅크 1700만명에 달한다. 삼성금융 전체 고객 규모가 2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활용률은 낮다는 평가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가 송금 쇼핑 콘텐츠 등 일상적 접점으로 고객을 끌어모은 반면 모니모는 카드 보험 증권 중심으로 출발해 앱을 매일 열어야 할 이유를 만들지 못했다는 게 냉정한 시각이다. 삼성금융이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분석과 개인화 혜택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런 구조적 약점을 넘어서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삼성금융 관계자는 “삼성금융 앱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고객이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니모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객별로 꼭 필요한 기능을 맞춤형으로 보여주는 개인화 서비스와 자산 관리 기능 등을 강화할 예정으로 11월 중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