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를 계기로 범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인프라를 ‘AI 정부’ 체제로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AI 시대 국가 디지털 인프라 개편안(가칭)’ 초안을 마련해 다음 달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할 계획이다.

29일 오전 대구 중구청 종합민원실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부 행정서비스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9.29/뉴스1
29일 오전 대구 중구청 종합민원실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부 행정서비스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9.29/뉴스1

1일 정부에 따르면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는 9월 30일 ‘AI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정자원 화재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버넌스를 포함한 구조적 문제 해결 방안을 국가AI전략위원회가 총괄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종 목표를 AI 정부로 설정하고, 공공 서비스를 AI 네이티브 형태로 어떻게 바꿔 나갈지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는 관심과 투자가 후순위로 밀리다가 사고가 터지면 문제가 되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며 “시스템 안정화는 모든 것의 기본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부위원장은 “10월 말까지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개편 작업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너무 조급하게 추진하면 대책이 땜질식에 그칠 수 있다”며 “시간과 인력, 예산을 고려해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경중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TF 공동리더는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겸 인공지능책임관(CAIO) 협의회장과 정재웅 아토리서치 대표가 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국가정보원,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핵심 인력이 참여한다.

민간에서는 3년 전 유사한 화재 사고를 겪은 카카오에서 고우찬 인프라기술 성과리더가 합류했다. 그는 당시 시스템 이중화·삼중화 대책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더존비즈온, 오케스트로클라우드 등 주요 클라우드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도 TF에 참여해 국가 디지털 인프라 구조 개선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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