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올해 3분기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CAPEX는 통신사들이 가입자망, 기간망, 기업통신 등에 투자하는 지표이다. 국회와 여론이 ‘5세대(5G) 이동통신 강화’를 주문하나 통신사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Z7 시리즈의 예약 판매가 시작된 7월 15일 서울 시내 핸드폰 대리점에 갤럭시Z7시리즈 예약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다. / 뉴스1
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Z7 시리즈의 예약 판매가 시작된 7월 15일 서울 시내 핸드폰 대리점에 갤럭시Z7시리즈 예약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다. / 뉴스1

11일 통신3사 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과 KT, LG유플러스의 올해 3분기 총 CAPEX는 2조225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2조3251억원)보다 1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기업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대비 CAPEX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KT다. KT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CAPEX는 1조33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4160억원)보다 860억원 줄었다.

LG유플러스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CAPEX는 438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481억원)보다 100억원 감소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의 올해 3분기 누적 CAPEX는 457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610억원)보다 40억원 줄었다.

통신사들이 잇따라 CAPEX를 줄인 이유는 5G가 성숙기에 접어들며 더는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입자 유치가 곧 수익으로 직결됐던 5G 태동기인 2019년만 해도 각사 CAPEX를 단순 합산하면 8조779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5G에 가입할 만한 사람은 이미 가입한 2024년 통신3사 CAPEX를 단순 합산하면 6조6107억원에 그쳤다. 더는 5G 관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없게 되자 통신 유지 비용부터 줄이면서 CAPEX는 불과 5년 만에 약 2조17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실제 통신3사 전체 5G 기지국은 36만2000여개로 4세대 이동통신(LTE) 기지국(110만5000여개)의 3분의 1도 안 되는 실정이다.

문제는 5G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5G 요금제를 써도 LTE로 잡히거나 5G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해당 문제는 10월 국정감사에도 제기됐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G가 LTE로 넘어가는 현상은 결국 기지국이 없기 때문이다”며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설비 투자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고 기지국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통신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인프라의 뼈대 아니겠느냐”며 소관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시정을 요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실장은 “통신3사간 시장 경쟁이 없어지고 꾸준한 수익이 보장되면서 5G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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