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는 단순한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아니라 혁신과 성공을 지속해 온 기업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선망받는 자동차를 만들 것이다.”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미래 전략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는 이날 행사에서 글로벌 브랜드 전략과 전동화 전략, 한국 고객을 위한 전략을 소개하고, 향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차세대 전기차와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디 올-뉴 일렉트릭 CLA’, ‘디 올-뉴 일렉트릭 GLC’를 비롯해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총 4종의 신차와 콘셉트 모델이 함께 공개됐다.
칼레니우스 CEO는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동화 기반 내연기관 차량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제공하며, 벤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신차 및 기술 출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과 한국 시장에서 2027년까지 총 40종 이상의 신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설립하고 2026년 1월부터 운영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는 아시아 지역 부품 공급업체가 협력을 희망할 경우 제품에 대한 품질 검사를 실시해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칼레니우스 CEO는 “이 허브 설립은 아시아 시장 내 장기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지난 7월 서울 강남구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한국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마이바흐 시장이자, 벤츠에 매우 중요한 시장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또 벤츠가 2026년 국내에 도입할 새로운 판매 방식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의 글로벌 성과와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리테일 오브 더 퓨처는 벤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 중인 고객 중심의 새로운 판매 방식으로, 이미 도입된 12개국에서 높은 고객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는 한국 시장을 위해 기술 혁신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칼레니우스 CEO는 강조했다. 그는 “벤츠의 최신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MB.OS(Mercedes-Benz Operating System)는 개방형 생태계로 설계돼 어떤 환경에도 즉시 대응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과 기능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독일 본사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화된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칼레니우스 CEO는 방한 첫날 LG그룹, 삼성전자, 효성 등 한국 핵심 파트너사들과 진행한 비즈니스 미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회동은 매우 생산적인 논의가 이어졌다”며 “벤츠는 LG그룹, 삼성전자, 효성과 오랜 기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고, 현재도 한국 기업의 기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눴으며, 다음 단계의 혁신과 기술적 도약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디 올-뉴 일렉트릭 GLC’는 벤츠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인 MB.EA(Mercedes-Benz Electric Architecture)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다. 새로운 크롬 그릴과 심리스(seamless) MBUX 하이퍼스크린 등을 탑재해 중형 전기 SUV 세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칼레니우스 CEO는 ‘디 올-뉴 일렉트릭 CLA’를 두고 “브랜드 역사상 가장 스마트하고 감성적이며, 효율적이고 유연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신형 CLA는 벤츠의 자체 개발 운영체제 MB.OS를 최초 탑재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량·운전자 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또한 모듈형 아키텍처 기반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HEV)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콘셉트 AMG GT XX’도 공개됐다. AMG 전기 아키텍처(AMG.EA)를 기반으로 한 4도어 고성능 스포츠카로, 지난 8월 24시간 동안 총 5479킬로미터(㎞)를 주행하며 25개의 퍼포먼스 신기록을 달성했다. 파워트레인은 3개의 축방향 자속 모터와 포뮬러 1에서 영감을 받은 고성능 배터리가 적용됐다.
아울러 안락함을 극대화한 콘셉트 쇼카 ‘비전 V’도 함께 공개됐다. 비전 V는 쇼퍼 드리븐 리무진 콘셉트 모델로, 넉넉한 공간감과 고유한 품격을 강조했으며, 밴 전기 아키텍처(VAN.EA)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칼레니우스 CEO는 “2026년은 자동차 발명 140주년을 맞는 해”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고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허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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