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에이전트 기반 기업 운영 모델을 통해 모든 기업을 ‘프런티어 펌(Frontier Firm, 에이전트 기반 선도 기업)’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밝혔다. 기업의 모든 업무·프로세스·조직 운영을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구성한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MS 이그나이트 2025’에서 “‘인간이 주도하고, 에이전트가 운영하는 차세대 모델을 통해 모범 기업의 기준을 AI 에이전트로 재정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이전트도 사람처럼 관리해야”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의 대규모 업데이트 사항을 발표했다. MS 365 코파일럿의 세 가지 핵심 업데이트는 ▲워크 IQ(Work IQ) ▲오피스 앱 전반 ‘에이전트 모드’ 확대 ▲에이전트 356(Agent 365) 등이다.
‘워크 IQ’는 기업의 모든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원·조직·관계·업무 문맥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AI 지능 레이어다. 코파일럿은 업무 맥락에 맞는 에이전트를 자동 추천하고, 지식·기억·추론을 결합해 다음 최적 행동까지 예측한다.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앱의 ‘에이전트 모드’는 문서 생성뿐 아니라 개선 및 요약, 분석, 수정을 반복 수행한다. 특히 엑셀에서는 오픈AI(GPT), 앤트로픽(클로드)의 모델 중 원하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파워포인트 에이전트는 프런티어를 통해 제공된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우선순위 정리, 놓친 회의 요약 등 업무 처리도 가능하다.
‘에이전트 356’는 기업이 모든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중앙 관리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기존 사용자 관리 인프라를 에이전트까지 확장해 조직이 대규모로 책임 있게 에이전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에이전트 레지스트리(Registry), 접근 제어(Access Control), 사람·데이터·에이전트 간 관계 시각화(Visualization), 보안·위협 대응 앱·데이터와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등 기능을 통해 에이전트의 조직 편성부터 역할 배정까지의 과정 전반을 관리한다.
찰스 라만나(Charles Lamanna)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 앱&플랫폼 총괄 부사장은 “에이전트 난립과 거버넌스 불균형이 기업의 가장 큰 리스크”라며 “에이전트는 업무의 새로운 노동자가 됐기 때문에 사람처럼 관리해야 하므로, 기업은 에이전트를 통제·관찰·보안·통합하는 일관된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파일럿에는 음성 기반 코파일럿(Voice in Copilot) 기능이 추가됐다. 사용자는 코파일럿과 음성 대화 형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으며, 모바일·데스크톱에서 “새 음성 채팅 시작” 또는 “헤이 코파일럿(Hey Copilot)”으로 호출 가능하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즈·엣지·소라2 등 M365 생태계 전체의 에이전트화를 가속할 계획이다. 팀즈에서는 1:1 코파일럿을 팀 기반 그룹 채팅으로 확장하며, 엣지(비즈니스용)는 멀티탭 리즈닝 기반의 AI 기업 브라우저로 진화한다. 소라2에서는 마케팅 영상·SNS용 숏폼 영상을 생성하는 AI 영상 도구를 제공한다.
애저 코파일럿, ‘지능형 에이전트 조정자’로 진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행사에서 6개의 신규 애저(Azure) 운영 에이전트도 공개했다. ‘애저 코파일럿(Azure Copilot)’은 기존의 대화형 보조 도구 수준을 넘어, 클라우드 전반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실행하는 ‘지능형 에이전트 조정자(Orchestrator)’로 진화한다.
6대 에이전트는 마이그레이션 에이전트(Migration, 마이그레이션 자동화), 디플로이먼트 에이전트(Deployment, 인프라·앱 배포 자동화), 옵저버빌리티 에이전트(Observability, 모니터링 및 이상 탐지), 옵티마이제이션 에이전트(Optimization, 비용·성능 최적화), 레질리언시 에이전트(Resiliency, 복구·레질리언시 강화), 트러블슈팅 에이전트(Troubleshooting, 오류·장애 진단) 등이다.
애저 코파일럿은 IT 운영의 수작업 워크플로를 제거하고, ‘의도 기반·에이전트 중심’의 새로운 클라우드 운영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정 서비스 맥락에 맞는 에이전트를 자동 호출해 주며, 사용자가 의도만 말하면 멀티스텝 계획·코드 생성·배포·진단·최적화·복원을 대신 수행한다.
아울러 통합 데이터 플랫폼 ‘패브릭(Fabric)’은 AI·데이터 통합의 중심 허브로 강화한다. 프리뷰로 먼저 제공되는 ‘패브릭 IQ’는 비즈니스 엔터티(고객·주문·재고 등) 중심의 의미 기반(Semantic) 모델로, 기업 내부 데이터와 운영 시스템을 하나로 엮어 실시간으로 연결된 ‘라이브 모델’처럼 동작하도록 만든다. AI 에이전트가 조직의 데이터 구조와 의미를 즉시 이해해 추론 정확도를 높이는 기반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패브릭 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SQL 데이터베이스 ▲코스모스(Cosmos) 데이터베이스를 정식 출시했다. 패브릭의 핵심 기반인 원레이크(OneLake)는 조직 전체의 멀티클라우드(AWS·GCP) 및 온프레미스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데이터 레이크로 연결한다.
패브릭은 외부 생태계를 적극 수용하며 ‘개방형 데이터 허브’로 확장된다. 원레이크 내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전용 UI도 제공해 이용자는 스노우플레이크에 저장된 데이터 위에서 패브릭의 분석·AI·시각화 워크로드를 추가 설정 없이 바로 실행할 수 있다.
MS 365 ES 고객, 모든 AI 보안 에이전트 사용 가능
마이크로소프트는 ‘시큐리티 코파일럿(Security Copilot)’을 마이크로소프트 365 E5 고객에게 기본 제공한다. 기업이 별도 비용 없이 ‘AI-퍼스트(AI-first) 보안’ 등 모든 AI 보안 에이전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시큐리티 코파일럿 고객은 이날부터 모든 에이전트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전체 E5 고객에게는 향후 몇 개월 내 순차 적용된다.
40개 이상의 신규 보안 에이전트도 공개했다. 현재 시큐리티 코파일럿에는 37개의 에이전트가 존재하지만, 12개 마이크로소프트 신규 에이전트(Defender, Entra, Intune, Purview)와 30개 이상 파트너 에이전트를 추가했다. 사고 분석, 데이터 보호, 표준 준수 등을 지원하며 필요한 에이전트가 없다면 시큐리티 코파일럿으로 직접 생성 가능하다.
아울러 AI 보안을 클라우드·업무 시스템의 핵심 기초(코어 프리미티브)로 격상시키며, 기업의 에이전트 기반 AI 운영을 위한 전방위 보안 전략도 공개했다. AI 에이전트의 생성·운영·보안·컴플라이언스를 단일 구조에서 관리할 수 있는 AI 보안 생태계를 구성한 셈이다.
가장 이른 시일 내 출시될 ‘시큐리티 대시보드 포 AI(Security Dashboard for AI)는 CISO·보안 리스크 담당자가 조직 전체의 AI 위험을 하나의 화면에서 확인하는 통합 대시보드로, 기업의 AI 보안 상태를 실시간 평가·조치할 수 있다.
프리뷰 단계인 IT 조직용인 에이전트 365에서는 개발자가 만든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MS 보안·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상속할 수 있으며 프롬프트 인젝션 차단, 취약점 탐지·정책 위반 감지 등이 가능해진다. 개발자용인 ‘파운드리 컨트롤 플레인(Foundry Control Plane)’은 AI 앱·에이전트를 만들고 평가하고 배포하는 개발 플랫폼 파운드리에 통합 보안·관찰·거버넌스를 추가한 제어판이다. 개발자는 빌드 단계부터 운영 단계까지 ‘보안 내재화(secure-by-design)’를 구현할 수 있다.
헤라인 오베로이(Herain Oberoi)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보안·컴플라이언스·프라이버시 부문 부사장은 “AI를 안전하게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은 이제 보안팀만의 업무가 아니라 기업 전체의 과업”이라며 “보안이 도구가 아니라 AI의 기본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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