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공개하자 전 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엔비디아 실적 발표’ 검색량이 폭증했다. 시장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AI 거품 논란과 매출 채권 급증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엔비디아

23일 구글 트렌드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한 주간 국내 유튜브 검색에서 ‘엔비디아 실적 발표’ 검색량은 1200% 급증했다. 실적 발표가 있던 20일 오전 6시에는 관심도가 100까지 치솟았다.

구글 트렌드에서 관심도 100은 특정 기간 동안 검색량이 가장 많이 몰린 시점을 뜻한다. 구글은 실제 검색 건수를 공개하지 않고 가장 검색이 집중된 순간을 100으로 두며 다른 시점의 검색량을 0~99의 상대 지표로 표시한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각) 발표한 2025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치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512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했다.

하지만 ‘AI 거품론’은 하루 뒤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의 발언으로 재점화됐다. 리사 쿡 이사는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주식 시장에서 AI 관련주가 영향을 받았다. 구글 트렌드에서 리사 쿼크 관련 유튜브 검색 관심도도 21일 오전 6시에 100까지 상승했다.

AI 거품론과 시장 변동을 둘러싼 또 다른 근거로는 엔비디아의 ‘매출 채권’ 증가가 지목된다. 엔비디아의 매출 채권은 직전 분기 230억7000만달러에서 이번 분기 333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증가율은 44.7%다.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한 고객사가 대금을 아직 지급하지 않은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시장은 이 증가세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고객사들의 지불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