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1도 없는 맹탕 과방위 국감…일시 파행에 상호 비방으로 얼룩

김평화 기자
입력 2021.10.01 17:54 수정 2021.10.01 17:56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국정감사(국감) 첫날부터 여야 갈등으로 일시 파행했다. 국감 논의 주제와 별개로 정치 입장에 따른 여야 간 입장 차이로 발생한 해프닝이다.

1일 오전부터 진행해야 할 과기정통부 대상 국감은 오후로 미뤄진 후 열렸다. 예상했던 대로 5세대(5G) 이동통신 정책과 통신비 문제, 플랫폼 규제 사안 등이 논의선상에 올랐다. 여야 간 증인 채택 협의가 늦어져 이날 과기정통부 공무원 외에 별도로 참석한 증인은 한명도 없었다.

국회 과방위가 1일 오후 과기정통부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야당 피켓 시위에 오전 국감 일정 스톱

국회 과방위는 1일 오후 2시 과기정통부 대상 2021년도 국감을 개최했다. 본래 당일 오전 10시부터 국감이 개최돼야 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 의원들이 국감 개최 전 피켓 시위에 나서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야당 소속 의원들은 오전에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회의 책상 전면에 부착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감과 상관 없는 행위라 비판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이원욱 과방위 위원장은 오후에서야 국감을 개최한 것과 관련해 "정치 행위를 둘러싼 논의로 국감을 개시하지 못했다. 위원장으로서 대신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피켓은 야당의 정치 입장을 고려해 증인 선서 전까지 붙이도록 서로 양해를 했다"고 말했다.

야당, 이해진·김범수 증인 출석 요구하며 "민주당 비호에 유감"

오후 과방위 국감은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의 증인 선서와 함께 진행됐다. 이날 국감에는 임 장관과 함께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과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 이경수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별도의 국감 증인은 없었다. 다른 상임위와 달리 과방위에서 여야 간 국감 증인 신청 협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과방위는 9월 27일에서야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 임원과 카카오모빌리티, 우아한형제들 등 플랫폼 업계 및 이통 3사 관계자를 포함한 과방위 국감 증인 목록을 확정했다.

하지만 국감 증인 구성과 관련한 갈등은 이날 국감장에까지 이어졌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과방위 국감 증인 신청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두고 야당이 비판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의 카카오, 네이버 비호에 유감이다"며 "정무위에서도 (증인 신청) 했는데 과방위에서 채택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다. 민주당이 막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해진 GIO를 과방위 국감에 부르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여당과 관련이 있는 것이냐는 의혹까지 내놨다. 네이버 출신인 국회 과방위 소속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발언이다.

윤 의원은 이에 "사실상 저에 대한 인신공격이다. 본인(박 의원)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바깥으로 얘기하려면 근거를 갖고 얘기하는 게 동료 의원에 대한 예우다"며 "개인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여야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 서로 간에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한동안 국감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허은아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국민의힘, 왼쪽)이 임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과기정통부, 통신비 문제 개선해야…"28㎓ 정책 수정 필수"

이날 과방위 국감은 과기정통부 관계자만 자리한 만큼 과거 국감이나 최근 진행한 과방위 전체회의와 구별된 논의가 나오진 않았다. 과기정통부 국감 때마다 지적된 통신비 부담 문제를 두고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4G 요금제는 최저 요금이 3만3000원, 5G는 4만5000원이다. 1만2000원 차이가 나지만 서비스는 거의 같다. 그럼에도 대리점에서 (5G 휴대폰을) 구매하면 5G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다"며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게 필요하다. 아니면 4G와 5G 요금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이통 3사가 5G 상용화 초기 강조한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라는 문구 비판도 이어졌다. 실상 소비자가 사용하는 3.5기가헤르츠(㎓) 대역의 5G에선 해당 속도가 불가능하며 초고주파인 28㎓ 대역에서 가능함에도 정부가 과도한 홍보를 해 소비자 불만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통 3사를 상대로 의무를 부과한 28㎓ 5G 기지국 구축과 관련한 정책 개선 주문도 나왔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에 2019년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올해까지 총 4만5000개의 28㎓ 5G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고 의무를 부과한 바 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이통 3사의) 28㎓ 기지국 구축이 (의무 구축 수 대비) 0.3%다. 연말까지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며 "이통 3사에 유예기간도 안 준다면, 통신사가 28㎓ 기지국 장비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주파수 할당 취소가 가능하고 통신사가 납부한 주파수 할당대가 6000억원 반환도 있다"며 과기정통부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가 지난 시점임에도 정책 수정은 아직 계획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경식 차관은 "망 구축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수정) 계획은 없다"고 일관했다.

한편 최근 제기되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독점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서는 과기정통부가 규제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는 차별된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플랫폼 규제는) 공정위가 해야 할 일이 많다. 과기부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잊고 신생 혁신 기업이 등장하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며 "제2의 네이버와 카카오를 만들어 기존 독점 체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런 육성 정책이 과기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 별로 제각각 추진되고 있다. 스타트업 도와주는 예산은 많은데 컨트롤 타워가 없다"며 "벤처기업 지원하는 예산이나 정책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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