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로 호실적을 뽐냈다. 탈통신 분야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 등에 따른 통신 사업 호재까지 이어진 덕분이다.

이통 업계과 증권가는 2분기에도 이같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각사별 사업 과제와 함께 시장에서 불거진 5G 저품질 우려를 극복해야 할 숙제가 있다.

SK텔레콤 사옥 전경 일부 / IT조선 DB
SK텔레콤 사옥 전경 일부 / IT조선 DB
12일 이통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가 2021년도 1분기 실적에서 각각 전망치(가이던스)를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38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준 매출은 7.4% 오른 4조7805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44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준 매출은 3.4% 증가한 6조294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4% 오른 2756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은 같은 기준 4.0% 오른 3조4168억원이다.

5G 가입자 증가에 ARPU 전망도 ‘방긋’

이통 3사가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올린 데는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 배경이 있다. 각사가 진행하는 탈통신 신사업이 속속 성과를 내면서 기존에 아쉬움을 남기던 5G 이동통신(MNO) 사업에서도 가입자 증가 등의 성과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분기 기준 5G 누적 가입자 수 674만명을 돌파했다. 전분기보다 126만명 순증한 결과다. KT는 1분기 기준 5G 누적 가입자 수 443만명을 달성하며 전체 가입자의 30.7%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에만 전분기보다 129.2% 증가한 가입자 수를 기록하며 333만5000명의 5G 누적 가입자를 달성했다.

KT 광화문 사옥 전경 / IT조선 DB
KT 광화문 사옥 전경 / IT조선 DB
이통 3사는 이같은 5G 가입자 증가 추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통 3사가 5G 요금제를 다양화하면서 5G 지원 단말이 늘어난 결과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이통 3사는 이같은 추세라면 당초 예상했던 올해 5G 가입자 전망치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G 신규 요금제와 비대면 상품 등이 고객 선택권 확대에 기여하면서 (4G에서) 5G로의 이동이 촉진될 것으로 본다"며 "당초 올해 5G 가입자 목표를 900만명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추이로 본다면 연말엔 1000만명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도 "찐팬 확보에 집중하면서 U+투게더(지인 결합 할인) 요금제 결과치가 좋게 나오고 있다"며 "5G 가입자 증가 추세도 좋다 보니 작년 연말 (올해 5G 가입자 수로) 450만명을 예상했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가입자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통 3사는 이같은 5G 가입자 증가가 무선 사업 APPU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본다. 이통 업계가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실제 KT는 11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5G 대중화와 ARPU 증가로 올해 무선 서비스 매출에서 전년 대비 4% 성장을 내다본 가이던스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5G 우려는 극복 과제…이통 업계 "5G 투자는 전년 수준 유지할 것"

이통 3사가 5G 가입자 증가로 MNO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과제는 있다. 5G 서비스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다.

소비자들은 롱텀에볼루션(LTE)과 비교해 5G 품질에서 이통 3사가 강조한 만큼의 만족도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LTE 요금제 대비 5G 요금제 선택의 폭이 적다 보니 체감상 비용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소비자가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는 이유다.

이통 3사는 5G 커버리지 확대로 전국망 구축에 힘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지만 1분기 기준 시설투자액은 오히려 줄었다. 5G 기지국 구축 기반 재원이 줄었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의 1분기 시설투자액은 1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시설투자액(3066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KT 1분기 시설투자액도 전년 동기보다 29% 감소한 2894억원이다. LG유플러스만 1분기 시설투자액에서 3800억원을 집행, 유일하게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1.4% 증가에 그쳤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IT조선 DB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 IT조선 DB
이통사별 개별 과제도 있다. SK텔레콤은 4월 발표한 인적분할 안을 상반기에 완료한 후 하반기부터는 계열사별 사업 추진 및 기업공개(IPO)에 들어간다. KT는 KT에스테이트 등 일부 계열사에서 사업 부진이 이어지지만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시장의 배당 요구치가 적지 않은 데서 오는 부담이 있다.

이통 업계는 5G 시설투자액의 경우 연말로 가면서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소비자 수요에 맞춰 5G 상품 및 혜택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도 긍정 요소라는 평가다. 이통 3사는 각사별 마주한 과제에 대해서도 컨콜을 통해 극복 의지를 밝혔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시설투자액은 지난해 특수 상황이 있다 보니 단순 비교를 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 연간 규모로 본다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5G 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