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M4)’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제품에 탑재된 차세대 ‘M4’ SoC(System-on-chip)이다. 애플은 이 ‘M4’ SoC를 아이패드에 가장 먼저 탑재하면서, 아이패드에 탑재된 SoC는 한 번에 두 세대를 건너뛰게 됐다.

애플은 이번 M4 SoC가 2세대 3나노미터(nm) 공정으로 제작되며, 이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 제품에 사용되던 M2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최대 50%,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최대 4배 더 높다고 제시했다. 특히 전력 효율 측면에서는 이전 세대와 동등한 성능을 절반 정도의 전력 소비로 낼 수 있다고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에 처음 탑재된 애플 M4 SoC / 애플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에 처음 탑재된 애플 M4 SoC / 애플

애플은 M2 SoC를 맥과 맥북 제품군, 아이패드 제품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한 바 있으며, 이번에 새롭게 발표한 ‘아이패드 에어’ 또한 M2 SoC를 사용한다. 하지만 기존 최신 세대였던 ‘M3’ SoC는 아이맥과 맥북 에어, 맥북 프로 제품군에만 사용된 바 있다. 애플은 M3가 M2 대비 CPU 성능에서는 약 20%, GPU 렌더링 성능은 1.8배 정도 향상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M4가 이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M2보다 CPU 측면에서는 50%까지 더 높고, 메모리 대역폭은 이전 세대보다 20% 더 높아진 120GB/s를 제공하며, 3D 렌더링 성능은 최대 4배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단순히 이 수치로만 비교하면 M4의 성능은 M3 대비 CPU 성능은 20~25%, GPU 성능은 크게는 두 배까지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M4의 CPU부분 성능 향상은 이전 세대 대비 코어 수가 늘어난 부분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3의 경우 P코어 4개, E코어 4개로 총 8코어를 제공했지만, M4의 경우 E코어가 두 개 더 늘어 총 10코어를 제공한다. M3 대비 코어 수가 늘어나고, 메모리 대역폭도 기존의 102.4GB/s에서 20% 가량 늘어났으며, 약간의 최적화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치다.

M4 SoC의 GPU는 기존 M2 대비 최대 4배 성능을 제공한다. / 애플 이벤트 영상 갈무리
M4 SoC의 GPU는 기존 M2 대비 최대 4배 성능을 제공한다. / 애플 이벤트 영상 갈무리

GPU는 M2에서 M4로 두 세대를 건너뛰면서 큰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부분이다. 이번 M4의 GPU 아키텍처는 기존 M3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해, M3에서 선보인 레이 트레이싱이나 다이내믹 캐싱, 하드웨어 가속 메시 쉐이딩 등의 새로운 기술을 제공한다. 또한 프로레스(ProRes) 인코드, 디코드 엔진과 AV1 코덱의 디코드 엔진도 갖췄다.

성능 측면에서, 애플은 M3 칩 발표 시점에서 M3의 GPU가 M1 대비 전문가용 앱에서 최대 2.5배 빠른 성능을 제공하며, 동일 전력에서도 M1과 동일한 성능을, 피크 수준에서는 최대 65%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또한 M2 발표 시점에는 M2의 GPU가 M1 대비 최대 전력에서 최대 35%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발표에서 애플은 M4의 GPU가 M2 대비 최대 4배 높은 성능을 낸다고 발표했다. 이는 M4의 GPU 아키텍처가 M3의 것을 기반으로 한다고 감안했을 때, M3 발표 시점에서의 ‘전문가용 앱’ 환경으로 간주해도 M3 대비 최대 60%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PU 코어 구성 자체는 M3와 M4 모두 10코어 구성이지만, 세부 기술사항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한 그래픽 성능에 영향을 주는 메모리 대역폭은 M4쪽이 20% 더 높다.

M4의 NPU 성능은 이전 세대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 애플 이벤트 영상 갈무리
M4의 NPU 성능은 이전 세대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 애플 이벤트 영상 갈무리

이번 ‘M4’에서 성능 향상이 큰 부분은 ‘신경망처리장치(NPU)’다. M4에 탑재된 16코어 구성 NPU ‘뉴럴 엔진’의 성능은 38TOPS(Trillion Operations per Second) 수준으로 발표됐는데, 이는 기존 M3의 18TOPS, M2의 15.8TOPS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다. 또한 현재 인텔 ‘코어 울트라’의 ‘AI 부스트’는 10TOPS고, AMD ‘라이젠 8040 시리즈’의 ‘라이젠 AI’는 16TOPS 수준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고성능이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것만은 아니다. 이미 아이폰에 사용된 A17 Pro에는 35TOPS 성능의 NPU가 탑재된 바 있다. 또한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에는 45TOPS의 ‘헥사곤(Hexagon)’ NPU를 탑재하고 있으며, 인텔의 차세대 ‘코어 울트라’와 AMD의 차세대 ‘스트릭스 포인트’에는 40~45TOPS 성능의 NPU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애플의 M4 SoC는 이전 세대 M3보다 30억개 더 많고, M2보다는 80억개 더 많은 28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며, 2세대 3나노미터(nm) 제조공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키지에 통합된 메모리 구성은 8기가바이트(GB)와 16GB 모델이 선보였으며, 아이패드 프로의 용량 옵션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향후 애플은 이 칩을 기반으로 설계를 확장한 ‘프로’, ‘맥스’ 제품군도 선보이며, 차세대 맥북 프로 등의 제품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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