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패드 뿐만 아니라 '맥' 제품군까지 M4 칩을 탑재한다. 최신 운영체제에서의 ‘애플 인텔리전스’ 적용과 함께 하드웨어 제품군의 기본 사양까지 이에 맞춰 조정한 부분이 눈에 띈다. 많은 제품군에서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5월 처음 발표돼 아이패드 프로에 먼저 탑재된 M4 칩은 이전의 M2 칩보다 최대 50% 더 높은 처리 성능과 4배 더 높은 3D 렌더링 성능을 제시한 바 있다. 이 M4 칩을 기반으로 확장한 고성능 모델 ‘M4 프로’와 ‘M4 맥스’는 이전의 동급 M1 시리즈 칩을 탑재한 동급 모델 대비 두 배 가까운 성능을 제공한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뉴럴 엔진’을 기반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애플의 새로운 M4 시리즈 칩을 탑재한 맥 시리즈들 또한 단순한 칩 교체 이상의 의미가 담겼다. 특히 최신 맥OS(macOS) 업데이트에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되면서 시스템의 기본 메모리 구성도 수 년간 고집해 오던 ‘8기가바이트(GB)’가 아닌 ‘16GB’부터 시작한다. 이번에 새로운 모델로 바뀌지 않은 ‘맥북 에어’도 이후 판매되는 모델에서는 8GB 모델이 더이상 제공되지 않는다. 기존 8GB 모델 가격에서 16GB 모델을 제공한다.

애플 M4 프로 칩 주요 특징 / 애플
애플 M4 프로 칩 주요 특징 / 애플

M4 시리즈, 고성능 제품군까지 확장

애플의 M4 칩은 지난 5월 처음 발표돼 ‘아이패드 프로’에 처음 탑재된 바 있다. 이 당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M4가 이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의 M2보다 CPU 성능은 50% 더 높고 메모리 대역폭은 20% 더 높으며 3D 렌더링 성능은 최대 4배까지 높아졌다고 제시한 바 있다. 상대적 수치를 기반으로 M3와 비교하면 M4의 CPU 성능은 20~25%, GPU 성능은 크게는 두 배까지도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M4 칩은 최대 P-코어 4개, E-코어 6개로 총 10코어 구성을 제공할 수 있다. 최대 10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코어도 갖췄다. 신경망처리장치(NPU)는 16코어 구성으로 INT8(8비트 정수연산) 기준 38TOPS(초당 38조회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프로세서 패키지에 통합된 메모리는 LPDDR5-7500 규격으로 120GB/s 전송 속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 가능한 최대 메모리 용량은 32GB다.

M4 프로(Pro)와 맥스(Max)는 기존 M4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내부 CPU 코어와 GPU, 메모리 컨트롤러 등을 대폭 확장했다. M4 프로는 최대 10개의 P-코어와 4개의 E-코어를 갖춘 14코어 구성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M4를 두 개 놓은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조정을 거친 모습이다. 애플은 M4 프로가 이전의 M1 프로 대비 최대 1.9배 높은 성능을 낸다고 소개했다. 

GPU는 M4의 두 배인 20코어 구성이다. 메모리는 M4의 전송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최대 273GB/s 성능을 낸다. 이는 메모리 컨트롤러 수는 정확히 두 배 늘었지만 통합 메모리 규격이 LPDDR5X-8533으로 더 올라간 데 따른 것이다. 제공 가능한 통합 메모리 용량도 최대 64GB로 두 배 늘었다. ‘뉴럴 엔진’ NPU(신경망처리장치)는 M4와 마찬가지로 16코어 구성으로 38TOPS 성능을 낸다.

애플 M4 맥스 칩 주요 특징 / 애플
애플 M4 맥스 칩 주요 특징 / 애플

M4 맥스 칩 또한 단지 M4 프로 두 개를 놓는 식으로 확장한 모습은 아니다. M4 맥스 칩은 최대 12개의 P-코어와 4개의 E-코어로 16코어 구성을 제공한다. 이는 M4 프로 대비 P-코어 두 개가 더 늘어난 정도고, E-코어 수는 같다. 애플은 이 M4 맥스가 M1 맥스 대비 최대 2.2배 빠르다고 제시했다. 메모리는 용량과 성능 모두 M4 프로보다 두 배 확장돼 최대 128GB 용량과 546GB/s 대역폭을 제공한다. M4 맥스에서는 CPU와 GPU 코어 수 구성에 따라 메모리 구성에 차등이 있다.

GPU 구성도 M4 프로의 두 배인 40코어 구성으로, M1 맥스 대비 최대 1.9배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애플은 이 M4 맥스의 GPU를 통해 막대한 처리량이 필요한 ‘다빈치 리졸브 스튜디오(DaVinci Resolve Studio)에서 원본 비디오의 잡음 제거 작업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M4 맥스의 미디어 엔진에는 두 개의 동영상 인코딩 엔진, 두 개의 프로레스(ProRes) 가속기를 탑재해 영상 인코딩의 처리성능을 높이고 CPU, GPU의 부담을 줄였다.

애플 M4 탑재 신형 아이맥 / 애플
애플 M4 탑재 신형 아이맥 / 애플

주요 맥 제품군들, ‘M4’ 탑재로 세대 교체

M4 시리즈 칩을 탑재한 맥 제품군 중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10월 28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된 ‘아이맥(iMac)’이다.

컴퓨트와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올인원’ 폼팩터의 ‘아이맥’은 M4 칩을 탑재해 이전의 M1 탑재 모델 대비 최대 1.7배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사진 편집과 게임 등 GPU를 활용할 때는 최대 2.1배 더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 뉴럴 엔진 NPU 성능은 M1 대비 3배 이상 높아졌다. 기본 메모리 구성은 16GB부터 시작하며 최대 32GB까지 구성 가능하다. 

이 외에도 영상통화 등을 위해 ‘데스크뷰’ 기능을 지원하는 새로운 1200만화소 센터 스테이지 카메라가 탑재됐고 ‘썬더볼트 4’ 와 ‘와이파이 6E’ 등의 연결 옵션을 제공한다. 디스플레이에서는 빛 반사를 줄이는 ‘나노 텍스쳐’ 글래스 옵션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띈다. 색상은 그린, 옐로, 오렌지, 핑크, 퍼플, 블루, 실버의 7개 색상으로 출시된다. 본체 컬러에 맞춘 매직 키보드와 매직 마우스 혹은 매직 트랙패드도 제공된다.

애플 M4 탑재 신형 맥 미니 / 애플
애플 M4 탑재 신형 맥 미니 / 애플

10월 29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된 ‘맥 미니(Mac Mini)’는 M4 칩을 탑재하고 이전보다 작아진 12.7x12.7cm의 새로운 디자인으로 등장했다. 이 제품은 M1 칩 탑재 모델 대비 최대 1.8배 빠른 CPU 성능과 2.2배 빠른 GPU 성능을 제공한다. 엑셀 스프레드시트 계산 성능은 최대 1.7배 높고, 어도비 라이트룸 클래식의 파노라마 이미지 병합 성능은 4.9배까지 높다. 16GB 메모리를 갖춘 기본 모델 구성의 가격은 89만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은 ‘M4 프로’를 탑재한 맥 미니가 M2 프로 칩 탑재 맥 미니보다 로직 프로(Logic Pro) 프로젝트에서 최대 1.8배 많은 오디오 이펙트 플러그인 적용이 가능하고, 블렌더(Blender)의 3D 렌더링에서는 최대 2.9배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디스플레이 지원에서도 ‘M4 프로’ 탑재 모델은 60Hz 6K 디스플레이를 최대 3대까지 사용할 수 있다.

애플 M4 시리즈 탑재 신형 맥북 프로 / 애플
애플 M4 시리즈 탑재 신형 맥북 프로 / 애플

10월 30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된 M4 시리즈 탑재 ‘맥북 프로(MacBook Pro) 모델은 M4, M4 프로, M4 맥스 칩을 모두 탑재한다. 디스플레이에서는 새로운 ‘나노 텍스쳐’ 옵션을 제공하며 1200만화소 센터 스테이지 카메라도 새롭게 탑재됐다. M4 프로와 M4 맥스 칩을 탑재한 모델은 ‘썬더볼트 5’도 지원한다.

M4 칩을 탑재한 ‘맥북 프로 14’는 기본 16GB부터 최대 32GB까지 메모리 구성이 가능하다. M1 탑재 맥북 프로 13 대비 최대 1.8배 더 빠른 사진 편집 작업 속도와 최대 3.4배까지 높은 렌더링 성능 등을 제공한다. M4 프로를 탑재한 맥북 프로 모델은 M1 프로 기반 모델 대비 2.2배 더 높은 동역학계 시뮬레이션 속도와 1.8배 더 빠른 DNA 염기서열 결정을 위한 염기 호출 속도를 제공하는 등 전문 작업에서 크게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M4 맥스 칩을 탑재한 맥북 프로는 높은 성능이 필요한 전문 작업이나 2000억개 파라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까지도 다룰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애플은 M4 맥스 탑재 맥북 프로가 M1 맥스 탑재 모델 대비 장면 렌더링 성능은 최대 3.5배, 코드 컴파일에서는 최대 2.2배 높은 성능을 낸다고 제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운영체제 업데이트로 본격 배포되기 시작했다. / 애플
‘애플 인텔리전스’가 운영체제 업데이트로 본격 배포되기 시작했다. / 애플
맥북 에어 모델에서도 기본 메모리 용량이 16GB로 상향됐다.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맥북 에어 모델에서도 기본 메모리 용량이 16GB로 상향됐다.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 인텔리전스 시대, 시스템 ‘기본 구성’까지 바꿨다

이번에 선보인 애플의 M4 칩 탑재 제품군에서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은 맥 생태계로의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확장이다. 애플은 10월 28일(현지시각) iOS 18.1, iPadOS 18.1, 맥OS 세쿼이아(Sequoia) 15.1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 일부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향후 몇 달에 걸쳐 더 많은 기능을 배포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에는 다양한 위치에서 사용자가 작성한 글을 다듬는 것을 돕는 ‘글쓰기 도구’, 맥락을 파악하며 자연스러워진 ‘시리(Siri)’,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 보여 주는 ‘알림 요약’ 기능, 사진 및 영상 속 장면을 단순한 묘사로도 찾아주는 ‘검색’ 기능 등이 포함됐다. 이들 기능은 최신 애플 디바이스의 NPU 등을 활용하는 온디바이스 구동이 기본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 구동을 위해 최소한 ‘아이폰 16’ 시리즈나 ‘15 프로’ 이상, ‘A17 Pro’ 및 ‘M1’ 칩 이후 버전을 탑재한 아이패드나 M1 칩 이후 버전의 맥을 요구한다. 맥 환경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최소 16GB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16GB’ 메모리 요구는 애플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 요건에도 최소 사양으로 제시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맞춰 애플은 이번에 발표된 ‘M4’ 칩 기반 맥 모델들의 기본 메모리 용량을 이전 세대보다 두 배 늘어난 ‘16GB’로 설정했다. 예를 들면, M4 시리즈 탑재 맥북 프로의 기본 모델은 M4 칩과 16GB 메모리를 기본으로 갖추고 23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전 세대의 ‘맥북 프로 14’ 모델은 8GB 메모리 구성에서 239만원이었다. 기본 가격 자체가 거의 동결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은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부분이다. 

애플은 이번 제품 업데이트에서 빠진 ‘맥북 에어’ 제품군도 기본 메모리 구성에서 8GB를 제거하고 16GB부터 제공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발표 이후 판매되는 제품에서의 지원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는 M2 및 M3 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는 메모리 16GB 이상 구성만 제공되며 가격은 기존 8GB 구성의 가격대로 조정했다. 이는 실질적인 ‘가격 인하’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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