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격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이후 보유 물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으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평가금액도 커진 것이다.
22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말 연결기준 두나무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만6723개로, 원화로 환산하면 1조4479억원에 달한다. 이는 두나무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인 3985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두나무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는 지난해 1분기만 해도 5000억원 수준이었다. 당시 보유량은 1만4023개. 1년여만에 보유량은 3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당시 보유량은 1만4023개. 1년여만에 보유 개수는 19% 가량 증가한 반면, 가치는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라 평가액 역시 따라 오른데 따른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월 기준 2000만원선이었으나, 지난 3월 이후 가격이 급등하며 개당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일 기준 가격은 8118만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4배나 상승했다.
반면 국내 점유율 2위인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상반기 기준 127개로, 6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505개까지 기록했지만, 그 사이 446개가 줄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거래소 내 입출금과 거래 수수료를 통해 수취한 것이다.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비트코인 보유량도 쌓인다. 이는 거래소의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빗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유율 상승을 위한 무료 수수료 이벤트 등을 벌여왔다. 이용자 유인을 위한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며 해당 자산을 소모한 것으로 전해진다. 덕분에 10% 안팎에 머물렀던 시장 점유율은 최근 30% 안팎까지 올랐다.
빗썸 관계자는 “고객 거래 대금에 따라 일정 요율을 부과해 지급하는 빗썸 포인트로 가상자산을 교환할 수 있어, 고객들이 해당 포인트로 비트코인을 구매했다”며 “또한 비트코인 상품권 선물 이벤트, 빗썸이 더 드립니다 이벤트, 사랑의 비트코인 기부 도시락 이벤트 등으로 보유 비트코인을 소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유 비트코인을 마케팅 재원으로 사용하는 빗썸과 달리 두나무는 비트코인을 별도의 용도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이벤트 등에 비트코인 대신 현금을 지출하며 비트코인을 아낀 덕에 어부지리로 투자수익을 얻게 된 것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비트코인 보유량이 큰 만큼 매도시 시장에 줄 영향이 클 것이라 판단된다”며 “또한 아직 가상자산 거래소가 법인 계좌로 이를 매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별다른 처분 방안도 없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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