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어항 속에 가둬둔 물고기처럼 생각하는 게 화난다."
올해 6월 방송인 유재석이 방송에서 한 말이다. 그는 장기 가입 고객 혜택이 부족한 이동통신사를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내용은 많은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유재석의 말처럼 최근 다수의 지인으로부터 통신사 멤버십 관련 불만을 많이 듣는다. 장기 혜택 중 쓸만한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다. 오랫동안 한 통신사에 충성한 대가치고는 너무 부실하다는 게 요지다. 고객 불만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10월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이정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장기고객 혜택 확대를 위한 시정조치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올 8월에도 "이동통신 3사가 장기 이용자 혜택으로 (쓸모없는) 데이터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며 "한 제품을 오래 쓰는 장기 고객은 그만큼의 대우를 받길 원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그 자리에서 "실제로 쓸 수 있고 소비자가 원하는 혜택을 마련해 혁신적인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지만 실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이통3사의 장기 혜택은 고객이 바라볼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SK텔레콤(SKT)은 장기고객에게 데이터 2배 리필 무료 쿠폰, 멤버십 업그레이드 혜택 등을 준다.
KT는 데이터 2GB 무료 쿠폰, 통화 100분 무료 쿠폰, 로밍 3000원 할인 쿠폰, 듀얼번호 3000원 할인 쿠폰, V컬러링 1개월 무료 쿠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000원 할인 쿠폰을 준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2GB 무료쿠폰, 피싱 해킹 안심서비스 가입, 듀얼넘버 할인(2025년 1월까지), V컬러링 혜택(2025년 1월까지)을 준다.
한 지인은 "이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데 데이터 무료 쿠폰이 무슨 소용이냐"며 "통신사들이 쓸만한 멤버십 혜택은 줄이면서 있으나마나 한 혜택을 가지고 생색을 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기혜택뿐만 아니라 통신사의 대표적인 멤버십 기본 혜택이었던 영화 무료관람 횟수는 한 해 최대 24회에 달했으나 최근 3회까지 줄었다. 편의점 할인 혜택도 최근 일제히 축소됐다.
통신사는 'T데이', '스페셜 T', '달.달. 혜택', '유플투쁠' 등을 통해 장기고객 등이 문화생활 관람, 외식 브랜드 할인 등의 혜택을 추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해당 혜택은 상당수가 선착순이다. 고객끼리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구조다. 장기고객 중 VIP가 아니라면 혜택도 차등된다. 일부 고객만 혜택 보는 것을 제대로 된 장기혜택이라 볼 수는 없다.
일반 음식점만 가도 단골이 되면 서비스 등의 혜택을 받는다. 적어도 충성 고객의 존재가 가게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통신사 역시 장기 고객의 중요성을 조금이라도 더 생각한다면 모두가 골고루 볼 수 있는 혜택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장기 고객 모두에게 적용되는 쓸만한 멤버십이 없는 이상 지금의 장기 혜택 부족을 외치는 소비자 불만은 잦아들지 않을 것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