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행장에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추천됐다. 우리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데다 ‘영업통’으로 꼽히는 인물로 향후 우리은행 영업전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정 후보는 내달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발표 이후 내부통제 강화와 계파갈등 봉합 등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고 성장성 등을 모두 챙겨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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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29일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새로운 우리은행의 수장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현직 주요 경영진으로서 경영 연속성 확보와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 교체형 은행장’ 선임에 방점을 두고 은행장 후보군 중 적임자를 찾는 데 집중했다”며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는 1968년 생으로 행내 손 꼽히는 ‘영업통’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영부 본부장, 중소기업그룹 본부장을 거쳤다.

정 후보는 12월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되어 내년 1월부터 은행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차기 행장의 최우선 과제는 ‘내부통제 강화’다. 내달 금감원이 우리금융 정기 검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만큼 결과에 따른 대응책도 세워야 한다. 특히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뿐 아니라 횡령 등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올해 들어서 끊이지 않고 적발됐다. 

내년 1월부터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시행이 본격화하는 만큼 내부통제에 보다 고삐를 죄야 한다.

계파 갈등 봉합도 정 후보자의 과제다. 우리은행 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간 계파 갈등이 조직 분위기를 흐리고 내부통제 실패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장을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맡아 왔던 것 역시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조병규 우리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이었던 만큼 이번엔 한일은행 출신의 정 후보가 자리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정 후보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연도 있는 만큼 ‘새로운 계파’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임 회장이 런던 재경관으로 일하던 당시 정 후보는 런던지점에서 근무하면서 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금융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익성 및 건전성 등 경영 지표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기업 밸류업을 위한 주주환원 수준도 끌어올려야 한다.

정진완 은행장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중심의 인사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