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11월에 이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봤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지자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에 돈이 풀리고 이자 부담 완화로 내수가 회복되는 등의 선순환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2.75%로 결정했다. 2%대 기준금리는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지난 2023년 1월부터 20개월 넘게 이어온 동결 행진을 깬 것이다. 이어 11월에도 연속 인하를 단행하며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는가 했지만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하자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도 지켜볼 겸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세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하는 게 더 신중하고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은이 관망을 깨고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한데에는 경기 침체 우려가 강해져서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에 비상계엄 이후 정국 혼란까지 겹쳐 당초 한은 전망치(2.2%)보다 0.2%p나 낮은 2.0%에 그쳤다.
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한은이 비공식적으로 제시한 전망치인 1.6~1.7%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당초 전망인 1.8%를 유지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 등으로 수출 불확실성 마저 확대됐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도 반영되지 않아 전망치가 더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