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에 비트코인(BTC)이 하루새 수천만원씩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대장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말 한 마디에 매일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다음에 어떤 언급을 할지, 남은 변수가 호재로 작용할지 시장에선 관심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조선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조선DB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3.3% 오른 1억 266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6일 1억1000만원대(약 8만달러선 초반)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 초반에 거래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저점을 찍은 이후 전날까지 1억1000만원대에서 1억2700만원대에 걸쳐 등락을 거듭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연일 상승세를 그려왔다. 그러나 취임 후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과 관련된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경기 침체 우려마저 고조되자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은 지난 4일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달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전략자산 비축과 관련된 공약을 재차 언급하며 기대감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행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글 업로드 이후 1억4000만원대로 상승했으나, 이날 이후 상승분 일부를 반납한 상태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오는 7일 예정된 미국 백악관 가상자산 간담회(크립토 서밋)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리는 첫 가상자산 회의임과 동시에 가상자산 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로, 향후 미국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 방향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담회는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 백악관 AI(인공지능) 및 가상자산 정책 책임자가 주재하고 보 하인스(Bo Hines) 실무 그룹 총괄이 운영을 맡는다. 참석자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Ripple) CEO,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스트래티지 회장, 세르게이 나자로프(Sergey Nazarov) 체인링크(Chainlink) 공동 창립자, JP 리처드슨(JP Richardson) 엑소더스(Exodus) CEO 등이 언급된다.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과 관련해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략적 가상자산 준비금 비축 방안과 함께 가상자산 규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금지 및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SNS 게시글을 통해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비트코인 외에도 엑스알피(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를 포함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날 엑스알피, 솔라나, 카르다노 세 종 가상자산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이후 시가총액이 총 3000억달러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라나는 밈코인 생태계가 형성된 솔라나 블록체인의 대표 토큰으로, 도널드 트럼프와 멜라니아 트럼프는 지난 1월 이를 활용한 자체 가상자산을 출시했다. 카르다노 창립자인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은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 협력하며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프레임워크를 정교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논의 역시 핵심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상원은 회의가 끝난 후인 오는 10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의와 규제를 구성하는 스테이블코인 법안(GENIUS Act) 를 표결할 예정이다.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은 “7일 열리는 디지털 자산 실무그룹의 회의는 스테이블코인 및 암호화폐 시장 관련 규제법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지 발표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초당적 솔루션만이 업계가 필요로 하는 법적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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