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는 7일 인천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연세퀀텀컴플렉스’의 봉헌식 행사를 통해 공식 개소를 알렸다. 양자융합연구센터와 양자컴퓨팅센터 등으로 구성된 ‘연세퀀텀컴플렉스’에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127큐빗 규모의 ‘IBM 퀀텀 시스템 원’ 양자컴퓨터가 설치돼 운영 준비를 마친 바 있다.
이와 함께 연세대학교는 4일부터 8일까지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와 서울 신촌캠퍼스에서 ‘연세퀀텀위크 2025’를 진행했다. 이번 ‘연세퀀텀위크’는 연세대학교 창립 140주년과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IYQ)’를 맞아, 산업계와 학계, 시민들이 함께 양자정보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로 마련됐다.
연세퀀텀컴플렉스, 한국 양자과학기술 연구와 교육 중심 자리매김 기대
허동수 연세대학교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의 봉헌식은 우리 모두에 큰 기쁨이자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의 새 도약을 알리는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양자과학기술은 21세기 혁신을 주도할 핵심 분야로, 다양한 첨단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미래 과학기술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글로벌 협력이 필수적이며, 연세퀀텀컴플렉스는 이를 진행할 중심지가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과 연세대학교가 글로벌 양자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자 미래를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 라고 말했다. 이어 “연세대학교는 양자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며 국내외 연구기관, 산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양자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연구와 실험적 응용 촉진에 앞장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일영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 자리는 대한민국에 양자컴퓨터가 도입된 것, 모교인 연세대학교에 도입된 것, 송도국제도시에 설치된 것 등 세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 신성장 산업으로 가야 하고 연구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과학기술의 성장과 발전에 양자컴퓨터와 연세퀀텀컴플렉스의 봉헌이 큰 기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의 세브란스 병원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과 바이오, 양자 컴퓨팅은 3대 국가 전략 사업이기도 하다. 양자컴퓨터는 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도 탐색 단계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산업에 적용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2023년 양자법 제정 이후 양자기술 및 산업 육성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 화학, 바이오 등 주력 산업에서 다양한 양자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해 산업 전반에 양자컴퓨팅 기술이 확산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이 감베타(Jay Gambetta) IBM 퀀텀 부사장은 “한국은 오랫동안 정부의 지원과 뛰어난 교육 수준, 경쟁력 높은 기업들, 용기있는 미래 전략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기술 혁신의 허브로 자리잡아 왔다”며 “연세대학교는 ‘전략’ 측면에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캠퍼스에 설치하기로 결정한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IBM은 연구 가속화 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 양자 컴퓨팅 기술의 산업 적용에도 협력해 나갈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인천 송도의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위치한 ‘연세퀀텀컴플렉스’는 양자컴퓨팅센터와 양자융합연구센터로 구성된다. 이 중 양자컴퓨팅센터는 기존 국제캠퍼스의 ‘지혜관 A’를 리모델링하고, 양자융합연구센터는 새로 건립했다. 2023년부터 IBM과 ‘IBM 퀀텀 시스템 원’ 설치를 위한 설계를 진행했으며 2024년 7월부터 3개월간 양자컴퓨터를 설치해 11월 공개한 바 있다. 양자컴퓨팅센터는 양자컴퓨터와 설비, 융합과학기술원 양자사업단이 위치하고 양자융합연구센터에는 양자정보기술원과 양자산학협력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정재호 연세대학교 양자사업단장은 연세퀀텀컴플렉스의 지향점으로 ‘LOVE’를 제시했다. 각 글자는 ‘문해력(Literacy)’, ‘사회공한(Outreach)’, ‘다양성(Versatility)’, ‘관계(Engagement)’를 상징한다. 정재호 단장은 특히 ‘양자문해력’을 강조하며 “초중고생과 비전공자 학부생, 일반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기업 대상 산업 맞춤형 과정도 준비했고 하반기에는 대학원에 양자정보과학기술 과정이 개설된다”고 말했다.
연세퀀텀컴플렉스는 산학협력의 가교를 놓을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와 산업화를 위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초학제융합 연구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비전도 제시했다. 대학과 연구소, 학계, 정부, 민간이 모두 함께하는 생태계 측면에서는 첫 계획으로 바이오와 질병 치료 지원을 위한 협약, 인천시와의 양자-바이오-메디컬 융합산업 클러스터 구성 계획 등을 제시했다.
한국에 지금 필요한 것은 ‘알고리즘 연구 집중’
제이 감베타 IBM 퀀텀 부사장은 7일 인천 송도의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위치한 양자컴퓨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알고리즘 연구 집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시스템 설치 후 사용량 증가세는 일본과 비슷한 정도로, 지금 최대 용량 활용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온 상태다. 이는 한국도 본격적인 알고리즘 연구를 할 시점이 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양자컴퓨팅 시장은 시작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재호 연세대학교 양자산업단장은 이 자리에서 “연세대학교의 4가지 이니셔티브 중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문해력’ 부분이다” 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해도가 중요하다. 우리는 교육 기관인 만큼 젊은 학생들과 미래를 이끌 연구자들을 발굴해서 그들이 새로운 기술로 세상에 가치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산학협력에도 궁극적으로는 수요가 있는 기업들이 있지만 기업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활용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산업계의 문해력을 높이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송도의 바이오클러스터 내 기업들과의 협업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됐다. 지난 6일 발표된 리가켐바이오와의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업무협약이 좋은 사례다. 정재호 단장은 “바이오 영역에서 단백질을 다루는 데 있어 생산성 향상이 과제다.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공정개선 등이 양자컴퓨터가 바이오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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