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는 물론 저원가성 예금 확보, 중장기적으로 비이자이익 수익 모델 발굴 등을 위해서다.
2일 금융‧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출시한 KB국민은행 ‘KB 별별통장 및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가 출시 이틀만에 수 천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가운데 스타벅스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여성 층 가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B 별별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통장이다. 일반 통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타벅스와의 제휴를 통해 가입일로부터 1년 간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스타벅스 고객을 국민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국민은행 고객 또한 스타벅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이종 사업간 ‘윈윈전략’ 이다.
국민은행 측은 “가입자 가운데 젊은 여성층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관련 서비스들이 인용되는 것을 보아 이번 상품(별별통장)이 이용 고객의 니즈에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별별 통장을 개설한 뒤 1년간 연 최고 2.0% 금리(300만원 한도)를 적용하고 기존 급여이체 이력이 없는 고객 가운데 매월 50만원 이상 이급하면 스타벅스 쿠폰을 월 1매, 연 최대 12매까지 제공한다. KB 별별통장을 스타벅스 계좌 간편결제 수단으로 연결하고, 사이렌오더로 음료를 주문하면 스타벅스 별 리워드도 추가 지급(일 1개, 월 최대 5개)한다.
스타벅스 측도 기존 고객의 혜택 확대와 함께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용 고객들에게 편리한 결제수단을 제공하고스타벅스 리워드 회원의 경험이 확장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은행과의 협력 이외에 다른 은행과의 협력은 검토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번 협력 성과를 지켜본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이처럼 이종산업과의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별도 조직도 꾸렸다.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인정 받아 이른바 ‘임베디드 금융’을 확대하는 것이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금융 플랫폼에 금융 기능을 탑재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중 삼성금융그룹 통합앱 모니모 전용 상품인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은행들은 이같은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과 저원가성 예금 확보뿐 아니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 등 중장기 전략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당근페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당근머니 하나통장’을 선보였고 우리은행도 4월 중 CJ페이와 연계해 ‘CJ페이 우리통장(가칭)’을 선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은 각 종 규제가 많아 이종 산업간 합종연횡이 힘들었지만 금융 샌드박스를 통해 길이 열렸다”면서 “타산업과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인 사업 모델을 함께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파트너 찾기는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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