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가 매달 영화 무료 이용권을 증정하는 요금제를 내세워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영화 오프라인 관람 혜택을 줄인 상황에서 해당 고객 수요를 노리고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즈모바일이 매월 롯데시네마 관람권을 증정하는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 아이즈모바일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즈모바일이 매월 롯데시네마 관람권을 증정하는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 아이즈모바일 홈페이지 갈무리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즈모바일은 매월 롯데시네마 관람권과 CU 편의점 20% 할인권이 담긴 데이터 10GB 요금제(통화·문자 기본제공)를 월 1만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7개월까지 해당 요금으로 즐길 수 있으며 이후에는 3만3000원을 내야 한다.

태광그룹 계열사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알뜰폰 브랜드 티플러스는 CGV 2D 관람권 1매를 1년간 제공하는 '티플 CGV 7GB+' 요금제(통화·문자 기본제공)를 월 1만1000원에 제공한다. 7개월 이후부터는 월 3만5200원에 평생 쓸 수 있다. 특히 '기본 데이터 소진 후 제한속도'(QoS)를 최대 1Mbps 제공한다.

알뜰폰 업체들이 영화권을 대량으로 풀면서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는 해당 요금제를 공유하고 '꿀팁'을 제공하는 '체리피커'(혜택만 즐기는 실속형 소비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소비자는 "해당 요금제를 7개월간 이용하고 다른 요금제로 갈아타면 된다"고 설명했다.

태광그룹 계열사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알뜰폰 브랜드 티플러스가 매월 CGV 2D 관람권 1매를 주는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 티플러스
태광그룹 계열사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알뜰폰 브랜드 티플러스가 매월 CGV 2D 관람권 1매를 주는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 티플러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요금제의 무약정인 경우가 많아 이벤트성 요금제를 이용한 뒤 기간이 지나면 다른 요금제로 갈아타는 고객이 꽤 있다"고 했다.

알뜰폰 업계와 달리 통신업계는 현재 영화 멤버십 등에 힘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CGV 영화 무료 관람 연 3회, 고객이 영화 티켓을 한 장 구매하면 한 장을 더 주는 '1+1' 관람 연 9회 혜택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VVIP·VIP 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CGV·메가박스 관람 통합 연 3회 혜택, 1+1 관람 연 9회 혜택을 준다. KT는 VVIP 초이스 고객에게 롯데시네마 영화 관람 연 최대 12회(2025년 프로모션 혜택 6회), VIP초이스 고객에게 롯데시네마 영화 관람 연 최대 6회 혜택을 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1 영화권 대신 무료 관람권 자체를 늘리라고 요구했으나 올해 통신3사는 지난해와 혜택을 유지했다. 통신사들은 제휴사와의 계약 관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발달로 영화관 오프라인 관람 자체가 줄어든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나홀로 영화 감상이 가능한 무료관람권이 연 12회 제공됐던 과거와 달리 나홀로 영화권이 3회밖에 없는 최근 사례는 크게 비교된다는 지적이 줄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1+1 관람권 대신 기존처럼 영화 관람권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