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율이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카드사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다수 카드사는 자본확충, 영업자산 축소 등을 통해 레버리지 배율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카드사 연체율이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카드사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 DALL-E
카드사 연체율이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카드사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 DALL-E

2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평균 레버리지 배율은 5.58배로 2023년 5.81배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부채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 자본적정성 지표로 활용된다. 배율이 낮을수록 타인 자본 의존도가 낮아 손실 완충력이 높다고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무분별한 대출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8배로 규정하고 있다. 직전 1년간 배당성향이 30%보다 높은 경우에는 한도를 7배로 조였다.

최근 카드사들은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하자 카드론 등 고위험 상품 취급을 늘리면서 수익을 벌충했다. 이에 따라 수익도 크게 늘었지만, 연체율도 덩달아 올랐다. 카드론이 10%이상의 고금리로 당장 수익을 내기는 쉽지만, 주로 이용자들이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이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제때 돈을 못갚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전업카드사 연체율은 1.6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자본적정성 관리도 까다로워졌다. 카드론 등 영업자산을 늘릴 수록 레버리지 배율 역시 올라갈 수밖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론 자산 규모를 줄이거나, 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레버리지 배율을 관리하고 있다.

전업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추이 / IT조선
전업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추이 / IT조선

실제 현대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인 곳은 우리카드로 2023년 6.5배 수준이던 레버리지 배울은 지난해 말 5.9배로 떨어졌다. 

이밖에 ▲국민카드 6.0배 → 5.5배 ▲롯데카드 7.0배 → 6.7배 ▲삼성카드 3.6배 → 3.5배 ▲신한카드 5.5배 → 5.3배 ▲하나카드 5.9배 → 5.5배로 집계됐다.

현대카드는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레버리지 배율이 상승했다. 2023년 6.2배에서 지난해 6.7배로 뛰었다. 공격적으로 영업자산을 늘린 영향이다. 

실제 현대카드는 신용판매 부문에서 지난해 업계 부동 1위였던 신한카드를 제치는 등 급격히 몸집을 불렸다. 현대카드 전체 영업자산은 2023년 21조3782억원에서 지난해 23조4508억원으로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자본적정성 저하 우려에도 실적 상승을 위해 카드론 등 영업자산을 적극 취급했다.

현대카드는 "회원수와 신용판매가 늘어난데 따른 자산증가로 레버리지 배율이 소폭 증가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산건전성 저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대비 높아진 레버리지가 자본완충력을 약화시킨다고 본다. 고위험 상품인 카드론 취급을 줄이고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 발행을 통해 완충력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높고 가계소득이 위축된 업황에서는 자산을 많이 운용할수록 연체 및 부실화 가능성도 높다"며 "결국 카드사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적정수준의 자본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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