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5조원에 달하며 역대급 실적을 썼다. 금리 인하와 고환율 악재가 겹쳤지만 대출 자산 확대 및 조달비용 감소, 비이자이익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충당 부채 적립 효과가 없어진 영향이 가장 컸다. 

/IT조선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조2215억원보다 16.8% 증가했다.

‘리딩금융’ 자리는 단연 KB금융이었다. KB금융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1조6973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금융 역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1조4883억원, 하나은행 1조1277억원, 우리금융은 6156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과 신한, 하나금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9%와 12.6%, 9.1%씩 증가한 규모다. 우리금융만 전년 동기 25.2% 감소했다. 

대규모 순익의 이면엔 여지 없이 이자이익이 있었다. 4대 금융의 이자이익은 8조6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KB금융이 3조2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고 신한금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조854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2조2728억원으로 같은 기간 2.3% 늘었고 우리금융은 2조2520억원으로 2.4%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2조4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분기 1400원 후반까지 치솟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보통주 자본 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는 양호하게 유지됐다.

3월 말 기준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은 13.67%, 16.57%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각각 13.27%, 15.97%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13.23%, 15.68%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금융 역시 각각 12.42%, 15.74%로 나타났다.

4대 금융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배당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4대금융그룹 이사회가 결의한 1분기 주당 배당금은 ▲KB금융 912원 ▲신한금융 570원 ▲하나금융 906원 ▲우리금융 200원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늘렸다. 

다만 이들의 건전성 지표는 악화한 모습이다. KB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76%로 전분기 보다 0.11%포인트 올랐고 신한금융 역시 전분기 보다 0.10%포인트 상승한 0.81%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0.08%포인트, 0.12%포인트 오른 0.70%, 0.69%를 기록했다. 

손실흡수능력 지표인 NPL 커버리지 비율도 악화했다. KB금융은 전분기 대비 17.8%포인트 떨어진 133.1%,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128.8%, 115.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4.1%포인트, 13.5%포인트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132.7%로 20.3%포인트 하락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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