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가 올해에도 밸류업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확대에 힘을 쏟는다.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둬들이면서 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나선 것. 

여기에는 지난해 말 비상계엄에 이은 트럼프발 관세전쟁 당시, 높아진 환율 변동성에 비교적 잘 대처했다는 자신감이 배어있다. 우려했던 보통주자기자본(CET1)비율 방어에 성공하면서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4대 금융지주 건물 전경 / 조선 DB
4대 금융지주 건물 전경 / 조선 DB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KB금융 13.67%, 신한금융 13.27%, 하나금융 13.23%, 우리금융 12.42%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일제히 개선됐다.

CET1 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자산(RWA)의 비율로 재무 건전성과 손실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주주환원 여력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로 높을수록 초과 자본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 활용이 가능하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목표로 제시된 수준은 13%. 주요 금융지주 역시 13%를 기준으로 이의 초과분을 다양한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4대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한재희 기자
4대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한재희 기자

KB금융은 올 1분기 전분기 대비 0.16%포인트 개선되면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과 비은행계열사가 고르게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RWA 관리가 가능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주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일정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우선 현금 배당을 당초 예상에서 108원 늘린 912원으로 결정했다. 연간 배당액은 1조3400억원으로 지난해 1조2400억원에서 1000억원 가량 늘었다. 여기에 3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4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하는 셈이다.

신한금융은 CET1 관리 목표를 종전 13.0%에서 13.1%로 상향 조정했다. 주주환원율을 작년 40.2%에서 올해는 최소 42%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1분기 배당금도 57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을 목표 수준인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연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상반기 조기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분기 현금 배당은 주당 906원으로 결정됐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저조한 CET1 비율을 기록 중이지만,  그만큼 개선폭도 가팔랐다. 전분기 보다 0.29%포인트 오르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본비율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RWA 관리를 통해 자산 리밸런싱 등 효율적인 자산 관리 노력이 통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우리금융 측은 보험사 인수가 CET1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인수 후 지급여력비율 개선 등을 추진해 주본비율 추가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 부사장은 “적극적 위험자산 관리 등을 통해 CET1 비율 목표 12.5%를 조기에 달성하고 약속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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