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투톱으로 부상한 넥슨과 크래프톤(NK)이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나란히 3월 출시한 신작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이다. 과거 5강으로 꼽히던 '3N2K'(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중에서는 넷마블까지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상반기 '보릿고개'를 넘는 모양새다.
인조이와 카잔·마비노기 모바일 흥행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는 4월 29일 크래프톤을 시작으로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크래프톤은 전년 대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1분기 예상 매출은 793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24.46% 증가한 3864억원이 예상된다.
넥슨은 고정환율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13% 증가한 1221억엔(약 1조975억원), 영업이익은 최대 21.7% 증가한 354억엔(약 3180억원)이 전망된다.
두 회사의 성장세는 3월 출시한 신작 흥행 덕분이다. 크래프톤은 3월 28일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가 일주일 만에 100만장 넘게 팔리며 약 4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크래프톤은 후속 흥행작 개발이 과제로 남았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딩컴’, ‘서브노티카2’ 등 신작은 꾸준히 출시되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PUBG)’나 ‘인조이’만큼 입소문을 타지는 못하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IP를 빠르게 발굴하고 퍼블리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넥슨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작 라인업이 견고한 가운데, 신작도 성과를 내고 있다. 3월 28일 출시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스팀 신작 판매량 톱13에 오르는 흥행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33만장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 3월 27일 출시된 PC·모바일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뒷심 필요한 넷마블과 보릿고개 엔씨·카겜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그나마 넷마블은 신작 ‘RF 온라인 넥스트’의 흥행 덕에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넷마블은 1분기 매출 6034억원, 영업이익 2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전년 대비 3.08%, 626.54%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증권가는 넷마블이 신작 성과를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능력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초기 성과를 장기 흥행으로 연결짓는 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매출과 수익 모두 부진할 전망이다. 상반기 신작 라인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3657억원의 매출과 68.87% 감소한 8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이 45.97% 줄어든 1331억원, 분기 영업손실 지속이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하반기 신작 출시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주요 기대작들의 성과가 2026년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PC·콘솔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으나, 주요 신작들이 유의미한 이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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