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5월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모집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KT(대표 김영섭)와 LG유플러스(대표 홍범식)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객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SK텔레콤을 떠나 타 통신사로 갈아타는 고객이 급증한 상황에서 SK텔레콤으로서는 가입자 추가 이탈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SK텔레콤이 철옹성처럼 1위를 지켜왔던 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에 따르면 4월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넘어간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23만7001명이다. SK텔레콤에서 KT로 넘어간 인원이 9만5953명, LG유플러스로 넘어간 가입자가 8만6005명, 알뜰폰으로 넘어간 고객이 5만5043명이다. 3월만 해도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넘어간 인원은 총 12만6171명에 그쳤는데 불과 한 달 만에 11만830명이나 늘었다.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은 4월 22일 해커에 따른 고객 유심 정보 유출을 공식 발표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다. 5월 1일에도 3만8716명이 SK텔레콤을 탈출해 KT로 2만2000여명, LG유플러스로 1만8000여명이 이동했다. 4월 30일에는 가입자 3만5902명이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했다. 하루 평균 3만5000여명의 고객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우려해 SK텔레콤을 떠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월 1일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했다. 업계는 과기정통부의 조치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한 사업자가 신규가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다른 통신사들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총 이동통신 회선(휴대폰)은 5704만7221개로 이중 SK텔레콤 회선은 2309만9839개(40.5%)에 달한다. 이후 KT(1334만9784개·23.4%), LG유플러스(1094만9491개·19.2%), 알뜰폰(964만8107개·16.9%) 순이다.
SK텔레콤은 그간 4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통신 시장 1위 사업자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이번 신규가입 중지와 고객 탈출 러시 현안을 모두 방어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다만 SK텔레콤의 계약 관계가 아닌 판매점의 신규 가입은 여전히 유지되는 만큼 이번 정부의 판매 중지 조치가 SK텔레콤 시장 입지에 큰 영향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판매점에서는 계속 영업을 하는 만큼 큰 영향력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워낙 타 경쟁사와 기존 점유율 차이가 크기 때문에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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