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의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정보 해킹 사고 여파가 확산하는 가운데 유심 카드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고객들은 유심 교체를 위해 대리점을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지만 유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 시 갤럭시S25를 공짜폰으로 구매할 수 있는 'SKT 번호이동 대란'이 일어 기존 가입자들을 분노케했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4월 26일과 27일 주말 동안 일부 휴대폰 유통 매장에서는 올해 2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폰인 갤럭시S25 256GB 모델(출고가 115만5000원)이 공짜폰으로 판매됐다.
일반 대리점·판매점보다 휴대폰을 더 싸게 살 수 있어 '성지'로 불리는 일부 유통매장에서는 40만원의 지원금을 '웃돈'으로 지원하며 SK텔레콤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가입 조건은 6개월간 SK텔레콤의 10만원대 요금제 유지다.
갤럭시S25가 '공짜폰'이 된 이유는 SK텔레콤이 번호이동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원금을 대폭 상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해킹 사고로 인해 앞으로 기존 가입자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다른 통신사 가입자를 뺏어와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번호이동 가입자를 위해 리베이트를 대량 풀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주말 동안 휴대폰 커뮤니티에서는 "SK텔레콤 대란이 일어났다"며 빠른 가입을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다만 커뮤니티에서는 "유심 정보가 털린 기존 고객 보안에 신경써야 할 시점에 리베이트를 풀어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28일 현재 리베이트 규모가 다소 축소되며 주말 있었던 대란은 잠시 종료된 상태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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