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과거 위약금 약관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관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7일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15년 고객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위약금을 부과하는 약관을 운영하다 약관법 위반 지적을 받고 자진 시정했다.
문제는 참여연대가 SK텔레콤 약관의 불공정성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약관에는 고객이 약정기간 중 계약을 해지할 경우 귀책 여부와 무관하게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지어 서비스 변경이나 계약 위반이 사업자 귀책이라 해도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부담하도록 돼 있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약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며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조항으로 약관법 제9조 제4호에 해당해 무효이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SK텔레콤이 해당 약관을 자진 수정하면서 공정위는 별도의 시정명령 없이 심의 절차를 종료했다. 법적 제재는 피했지만, ‘불공정 약관’이라는 판단은 명확히 받은 셈이다.
결국 SK텔레콤은 공정위 지적 이후 약관을 수정해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새롭게 삽입했다.
그러나 위약금 논란은 10년 가까이 지나 유심 해킹 사태를 계기로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4월 30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이 SK텔레콤에 있음을 전적으로 인정했다. 그럼에도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10년 전 SK텔레콤의 약관에 대해 공정위가 불공정 지적을 한 것은 이번처럼 회사의 책임이 명백할 때 회사가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한 취지다”며 “공정위 지적으로 약관을 수정했던 SK텔레콤은 약관에 따라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SK텔레콤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추락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SK텔레콤의 뼈를 깎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5월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불러 SK텔레콤 해킹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최태원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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