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번호이동 고객 위약금을 면제하면 수백만명의 고객 이탈로 수조원대 손실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회사 존립 기반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국회를 상대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SK텔레콤 이용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SK텔레콤 이용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8일 국회에 따르면 SK텔레콤 관계자들은 전날 국회에서 '위약금 면제 해지 관련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설명 자료를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SK텔레콤은 자료에서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했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순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만큼은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SK텔레콤 측은 "현재 기한 없이 신규 모집 중단이라는 자발적 조치를 한 상황에서 위약금 면제까지 시행되면 회사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며 "위약금이 높은 고객이 번호이동을 할 가능성이 크며 위약금 면제 시 수백만 회선 해지로 수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또 위약금 면제 시 무분별한 번호이동으로 인해 통신 시장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침해 사고 발생 이후 불법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객관적 판단 없이 위약금을 면제하면 향후 일방의 주장만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등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SK텔레콤을 대상으로 고객 유심 정보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를 연다. 청문회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참석한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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