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패권 경쟁 시대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민관 원팀과 신속성입니다. 정부 정책도 이 키워드에 맞춰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AI 주도권을 둘러싼 국가 간 총력전이 벌어지는 시점입니다.”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이 14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AI&CLOUD 2025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 IT조선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이 14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AI&CLOUD 2025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 IT조선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은 1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AI&CLOUD 2025’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IT조선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AI 패권주의와 한국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한국의 AI·클라우드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엄 국장은 ‘대한민국 AI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최근 AI 패권 전쟁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자본력·인프라·인재 확보까지 총체적 역량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고비용 없이 고성능 AI 모델을 구현한 사례를 계기로 글로벌 AI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가능성 높은 국가”라며 “하지만 천문학적 자본을 앞세운 빅테크의 인프라 확장 속도에 비하면 우리는 여전히 인프라 부족과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국장은 이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1년 이상이며, 상위 1% 고급 인재 확보도 부족한 실정이지만,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AI G3(세계 3대 AI 강국) 도약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AI 컴퓨팅 인프라와 인재 양성, 국산 반도체 기반 기술 확보 등을 중심으로 한 3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엄 국장은 “연내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조기 가동해 AI 모델 개발과 고급 인재 육성에 집중하겠다”며 “2030년까지 해당 센터 내 국산 AI 반도체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 실증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통해 총 GPU 1만8000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중 1만장은 올해 안에 도입된다. 또 범용 AI 연구개발에는 1조원 규모를 투자한다. AI 고급 인재 양성 체계도 고도화한다. 공동 연구 범위를 기존 미국 중심에서 유럽·중동 등으로 확대하고, 국내 신진 연구자를 위한 도전적 과제 중심의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할 예정이다.

엄 국장은 “민간과 함께하는 원팀 전략이 핵심이다”라며 “기업이 원하는 실전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특화된 AI 대학원 신설을 추진하고, 글로벌 우수 인재 유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목표로 하는 ‘월드 베스트 LLM 프로젝트’와 인재 육성 정책을 연계해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추경 통과로 3조원 이상의 예산이 AI 분야에 투입될 수 있게 됐다”며 “GPU 도입, 반도체 상용화, 월드 베스트 LLM 개발 등에 예산이 배정된 만큼, 조속하고 실증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