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에이전트(Agent)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AI를 금융 업무에 적용하는 게 아니라 업무의 본질과 데이터의 준비도, 시스템의 연동 구조까지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영수 신한은행 AI 연구소장은 14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AI&CLOUD 2025’ 콘퍼런스에서 “은행 업무에 에이전트 AI를 적용하려면 엔터프라이즈 콘텍스트, 워크 인텔리전스가 중요하고. 에이전트 AI를 수행할 만한 워크 플로(workflow)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터프라이즈 콘텍스트는 기업 내부의 업무 환경과 문맥을 AI가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정보와 조건을 뜻한다. 기업 내부에는 업무 규칙과 데이터 구조, 문서양식, 시스템 흐름 등 복합하게 얽혀있는데 이를 정리해 둔 정보 환경인 셈이다. AI가 기업 내부 사정을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엔터프라이즈 콘텍스트다.
‘똑똑한 채팅봇’을 넘어서서 고객의 데이터베이스, 권한 체계, 신용평가시스템을 연결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회사의 용어와 워크플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행하는 것이다.
이 소장은 “에이전트 AI라고 하면 자율성(Planing)과 실행(Execution), 기억(Memory) 등 세 가지가 필수요소이며 추가적으로 엔트로픽(Anthropic) 차원에서는 에이전트 시스템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워크 플로와 에이전트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마스터 카드의 ‘에이전트 페이(Pay)’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마스터 카드의 서비스는 검색부터 결제까지 통합된 에이전트 기반 쇼핑 서비스다.
이어 “은행에서는 자산관리나 CRM, 내부통제 등에서 실행 용의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한은행은 자산관리(WM)와 내부통제에 에이전트 AI를 실험적으로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WM관리의 경우 관리자가 있고 금융시황과 투자전문, 사업 트랜드 전문가 에이전트들이 협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했다. 이 에이전트들은 쿼리를 생성하고 그래프‧표 생성, 문서 검색 툴이 합쳐져 즉각적으로 에이전트와 툴을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련 에이전트 AI 기술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내부통제 영역에서는 선행돼야하는 조건들이 있다고 말했다. 내부 업무 프로세스가 비정형적이거나 비구조화돼 있는 경우 AI 적용이 어려워서다.
이 소장은 “지난해 블룸버그에서 AI 발전 단계를 5단계로 정의했는데, 1단계는 챗봇, 2단계는 인간 감성 추론 및 사고 능력이 있는 단계, 3단계는 에이전트 사고를 바탕으로 자제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단계”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AI가 2~3단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에이전트 AI를 업무에 바로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문제는 데이터 디지털화”라고 했다.
그는 “결국 (내부통제)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엔터프라이즈 컨텍스트와 워크 인텔리전스가 핵심이고 감사역의 내에 있는 업무 지식을 디지털화한 결과물, 에이전트 AI를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퀄리티 있는 워크 플로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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