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2026년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 2조~2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 ‘아이온2’가 책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의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아이온2 신규 BI. /엔씨소프트
아이온2 신규 BI.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14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매출 목표는 2조원~2조5000억원이다”라며 “이 가운데 신작이 최소 6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아이온2’는 내년 매출의 절반 이상, 최소 3000억원 이상을 담당할 핵심 신작으로 지목됐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올해 하반기까지는 신작 공백으로 매출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줄이기 위해 내년 가이던스를 이례적으로 제시했다”며 “아이온2를 올해 11월 한국과 대만에 먼저 출시하고, 내년 중반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가 리니지M과 유사한 매출 규모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매출(3603억원)과 비슷한 연간 3000억원 이상을 단일 게임이 창출해야 하는 셈이다.

기존 주력작인 리니지2M과 리니지W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825억원, 2442억원이다. 아이온2가 이들을 넘어 리니지M(4928억원) 수준을 달성해야만 목표에 부합한다. 하지만 아이온2는 리니지식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페이투윈(P2W)’ 모델을 지양하고 있다.

박병무 대표는 “아이온2는 리니지 라이크 BM이 아닌, PvE 중심 콘텐츠에 콘솔 플랫폼 대응까지 고려한 새로운 구조다”라며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따른 수익성 확보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온2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엔씨소프트의 기존 브랜드 이미지가 잠재적 흥행 저해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선 “엔씨는 돈을 써야 강해지는 게임사”라는 P2W 이미지가 3040 코어 게이머 중심의 ‘아이온’ 원작 팬층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이번 콘퍼런스콜에서도 아이온2에 일정 부분 페이투윈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인정했다.

수익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시장에서는 아이온2의 연 매출 목표를 충족하려면 단순 인기 IP 이상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의 한국·대만 매출만 5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IP 매출을 공격적으로 추정하는 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아이온2의 성과는 엔씨소프트가 회사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높은 완성도와 비교적 부담 없는 BM을 얼마나 실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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