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고학수)를 상대로 가장 많은 소송을 벌인 외국 기업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메타로 집계됐다. 그 다음은 글로벌 플랫폼 업체 구글이다. 메타는 개인정보위로부터 과태료 660만원을 부과받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플랫폼 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2월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출국하고 있다. / 뉴스1
미국 플랫폼 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2월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출국하고 있다. / 뉴스1

16일 이정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천안병)실이 공정위·개인정보위로부터 제출받은 '외국기업의 2020년부터 2025년 3월까지 공정위·개인정보위 행정소송 제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 관련 25건, 개인정보위 관련 6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이중 23건(공정위 18건·개인정보위 5건)의 소송이 현재 진행 중이며 8건(공정위 7건·개인정보위 1건)의 소송이 종료됐다.

메타는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총 5건(인스타그램 1건 포함)의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개인정보위로부터 330만명의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1만여개의 앱 사업자들에 제공해 과징금 67억원을 부과받자 불복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메타는 3심까지 모두 패소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한 2020년~2025년 3월까지 외국 기업 소송 제기 현황 표. / 챗GPT 생성 이미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한 2020년~2025년 3월까지 외국 기업 소송 제기 현황 표. / 챗GPT 생성 이미지

메타는 또 2022년에는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가 개인정보위로부터 과징금 308억원을 부과 받았다.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하고 2심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메타는 2023년 다른 사이트의 방문·검색 이력과 같은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가입을 제한해 개인정보위로부터 과태료 660만원을 부과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메타의 패소였다. 같은해 적법한 동의 없이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 등에 이용해 개인정보위로부터 과징금 65억원을 부과 받자 소송을 제기해 1심이 진행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2020년~2025년 3월까지 외국 기업 소송 현황 표. / 챗GPT 생성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2020년~2025년 3월까지 외국 기업 소송 제기 현황 표. / 챗GPT 생성 이미지

구글은 공정위에 3건(과징금 불복 2건·열람복사 거부처분 불복 1건), 개인정보위에 1건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선박회사 '에스아이티씨 컨테이너 라인스 컴퍼니 리미티드'(SITC)는 공정위를 상대로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은 2021년 삼성전자 등 스마트기기 제조회사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만 사용하도록 강제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249억원을 부과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모두 구글의 패소였다. 현재는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구글은 2022년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위로부터 과징금 692억원을 부과 받았다. 이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올해 1월 1심에서 패했고 항소했다.

메타는 하급심을 포함해 지금까지 개인정보위와의 과징금·과태료 불복 소송에서 5전 전패를 당했다. 구글 역시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공정위와 개인정보위에 3전 전패를 당했다. 에어비앤비는 공정위로부터 이행 명령을 부과받자 불복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소송 제기 시 최소 수백만원의 변호사 선임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과태료보다 소송 비용이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법조계와 업계는 소송별로 소요 시간 등이 천차만별이라 정확한 소송 비용을 따지기 힘드나 일반적으로 대형 로펌 선임 시 수천만원, 수억원의 소송 비용이 든다고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경우 많게는 매출 100조원이 넘는다. 회사 규모 자체가 국내 기업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