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유영상)이 역대 최대 과징금 처분을 받을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역대급 해킹 사태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은 처분을 예고하면서다.
최대 매출 3% 적용이 과징금 산정 관건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하루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해킹 사태는 역대급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정황이 있다”며 SK텔레콤을 비판했다. 그는 또 과징금 규모와 관련해 “구체적인 액수를 가늠하기는 어렵다”면서도 “(2023년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낳은) LG유플러스 사례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년 전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개인정보위로부터 과징금 68억원과 과태료 27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당시 개인정보보호법은 관련 사업 매출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현재는 법이 개정돼 전체 매출의 3%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이를 기준으로 SK텔레콤의 과징금을 산정하면 산술적으로 5382억원까지 부과가 가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이 17조9406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금액이 현실화된다면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5674억원)을 과징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 된다. 다만 감경 요소 적용 등을 생각하면 이대로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고학수 위원장은 “1차 감경, 2차 감경 등을 한 뒤 과징금을 산정하는 관행이 있다”며 감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감면 사유가 있으면 이를 적용한 뒤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구글보다 많을까… 역대 최대 과징금 현실화에 관심 쏠려
개인정보위원회가 지금까지 부과한 역대 최대 과징금은 2022년 9월 구글에 부과한 692억원이다. 당시 개인정보위원회는 구글이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메타는 같은 혐의로 과징금 308억원을 부과받았다. 카카오는 2024년 5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151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이에 구글의 692억원 과징금 처분 수위를 뛰어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번 사태가 피해 규모와 기간, 보안 책임 등에서 이전 사례와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 사건을 두고 개인정보위가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기존 과징금 수준을 훌쩍 넘는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인정보위가 사건의 중대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에 대한 과징금은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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