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 아이폰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미국 내 생산되지 않는 모든 해외 생산 휴대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에만 부과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차트를 들고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조선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차트를 들고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조선DB

24일(이하 현지시각) IT 매체 샘모바일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취재진과 만남에서 “미국 내에서 제조하지 않는다면, 삼성을 포함한 어떤 휴대폰 제조사에도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공평하지 않다”며 “우리는 아마 6월 말쯤 적절하게 시행할 것”이라면서 휴대폰 관련 관세를 6월 말부터 부과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아이폰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 적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대부분을 중국과 인도에서 제조하고 있어 즉각적인 전면 생산 이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에 수출되는 삼성전자 휴대폰은 주로 베트남 공장에서 제조되며, 일부는 인도 생산 물량으로 대체하고 있다. 베트남산 휴대폰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인도산보다 높기에 내린 선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로 개별 무역협정을 추진하며 특정 국가에 유리한 조건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관세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에 직접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활용하던 ‘국가 간 관세차익 전략’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