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견 게임사가 인앱결제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애플에 소송을 제기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게임 개발회사인 A사는 미국 애플 본사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23일(현지시각)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공동 원고인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전자출판협회와 함께 애플의 과도한 인앱결제 수수료 부과 행위 금지 요청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A사는 지난 10년간 벌어들인 매출 500억원 중 140억원의 수수료를 앱 마켓(구글, 애플)에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조만간 같은 취지의 소송을 구글에도 제기할 방침이다.
이번 소송 제기는 국내 게임업계 최초의 사례다. 양대 앱 마켓 운영사인 구글과 애플이 얻는 수수료 수익은 최대 3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4년도 앱 마켓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앱 개발자 70%가 인앱결제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답했다.
2021년 미 법원 판결로 외부결제 길이 열렸지만, 사실상 인앱결제가 강제되는 구조다. 실제로 제3자 결제방식의 경우 앱 마켓에 내는 수수료가 4%p 줄어들지만, 실상은 신용카드 및 PG 수수료 등을 추가로 부담하면 기존 수수료 30%를 뛰어넘어 실익이 없다.
2021년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했으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방통위는 구글과 애플에 총 6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아직까지 집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애플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한국 개발자들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번 소송은 앱스토어 운영 방식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앱스토어가 사용자에게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한국 개발자들에게는 훌륭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피해 중소게임사 등 시민사회 및 게임업계 관련 협단체는 앱마켓 사업자 영업보복 금지법 발의 및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번 소송에 힘을 더하겠다는 방침이다.
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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