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현재 25% 수준인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30일(현지시각) CNN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US스틸 공장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 철강 산업을 더욱 탄탄하게(secure)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이를 2배로 인상하겠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25% 상황에서는 허점(loophole)이 있었다면서 "이 조치(50%로 인상)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관세 인상 발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및 투자와 연계돼 나왔다.
과거 바이든 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일본제출의 US스틸 인수를 막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인수를 사실상 승인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날 US스틸 방문 및 유세 연설을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시작하면서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미국 기업(US스틸)이 미국 업체로 남아있을 것을 보장하는 '블록버스터 협약'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며 "US스틸은 위대한 도시 피츠버그에 본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철강 관세 인상 계획 발표 뒤에는 "이 투자 결정을 내린 이 그룹은 매우 기뻐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 누구도 여러분의 산업을 훔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며 "25%에서는 그 장벽을 넘을 수 있지만, 50%에서는 더 이상 넘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일본제철의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에 대해 "US스틸은 계속 미국의 통제하에 있게 될 것"이라며 "국내 철강 생산을 늘리는 것이야 말로 국가안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제철의 대미(對美) 철강산업 투자액을 149억달러(약 20조원)라고 발표하면서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미국 철강 역사상 가장 큰 투자"라며 "피츠버그는 곧 세계에서 다시 한번 철강 도시로 인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이미 25%의 관세로 타격을 받고 있는 한국의 철강업계의 수출 상황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한국 철강업계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 가운데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미 상무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71억4천만 달러·23%), 멕시코(35억 달러·11%), 브라질(29억9천만 달러·9%), 한국(29억 달러·9%), 독일(19억 달러·6%), 일본(17억4천만 달러·5%) 등의 순이었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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