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혁신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주식 소수점 투자 기능을, 미래에셋증권은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 디지털 전환 기조 속에서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4일 자사 MTS인 ‘한국투자’ 앱에 미국 주식 소수점 투자 기능을 확대 적용했다. 기존 별도 앱 ‘미니스탁’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소수점 매매가 이제는 ‘한국투자’ 앱에서도 동일하게 가능해진 것이다.
소수점 투자는 아마존, 엔비디아 등 고가 해외주식를 1주 단위가 아닌 1000원 단위로 쪼개서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자금 부담을 낮춰 분산 투자에 유리하고 특히 초보 투자자와 젊은 투자층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은 “이번 MTS 서비스 확대로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투자자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강화에도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협력해 현지 리포트를 국내 투자자에게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오픈한 이후 10영업일 만에 조회수 10만회를 돌파할 정도로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일 자사 MTS ‘M-STOCK’에 ‘AI추천검색’ 베타 서비스를 도입했다. 자연어 처리(NLP)와 AI 알고리즘을 결합한 이 서비스는 오타나 모호한 표현도 자동으로 인식하고 적절한 종목이나 관련 산업군을 제시한다.
예컨대 ‘엔디비아’처럼 잘못된 종목명을 입력해도 AI가 이를 ‘엔비디아’로 인식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검색 결과가 없을 경우에도 연관 키워드와 투자 메뉴를 안내해 정보 탐색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WealthTech, 고객 자산가치를 높여주는 기술이라는 슬로건 아래 고객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필요한 투자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 흐름이 단순 거래 중심의 MTS 플랫폼을 ‘투자 솔루션 허브’로 탈바꿈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매매를 지원하는 기능을 넘어 고객의 투자 판단을 돕고 정보 탐색까지 도와주는 MTS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얼마나 정교하게 투자자 니즈를 반영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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