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임기를 마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사과가 섞인 소회와 함께 금융 개혁과 디지털 전환 등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복원에서 퇴임식을 열고 “너무 이른 시기에 양보를 강요받게 된 선배님들,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음에도 ‘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감당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다양한 금융 이슈를 대함에 있어 저의 경직된 태도, 원칙에 대한 집착으로 인하여 부담과 불편을 느끼셨을 여러 유관기관, 금융회사나 기업의 관계자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앞서 윤증현·김종창·윤석헌 전 원장에 이어 임기를 채운 네 번째 금감원장이 됐다.
그는 “복잡한 난관은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 역설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022년 6월 취임 이후 이 원장은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부동산 PF 부실화와 대규모 전세사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위메프·티몬 판매자 미정산 사태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MBK 논란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원장은 “우리 모두는 현장 최전선에서 시장 참여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시스템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며 “직접적인 소비자피해가 발생했을 때에는 구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이 방점을 찍었던 소비자 보호 성과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떠난 후에도 여러분들께서 계속 챙겨주셨으면 하는 몇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업무를 이어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금융개혁은 생산성 확보를 이한 경제구조 개선의 시발점”이라며 이 원장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고려할 때, 지금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을 이루는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매우 중대한 시기”라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둘째로 “금융산업의 디지털화 뿐 아니라 감독행정의 디지털 전환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촉구했다.
또 “적절한 보안을 전제로 우리가 가진 정보와 다양한 분석을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협력하여 긴밀한 신뢰 관계를 지속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원장은 향후에도 경제·금융 관련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원장은 퇴임식 전 기자들과 만나 “글이 됐건, 뭐가 됐건,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며 “경제·금융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금감원장 재임 동안) 금융 이슈를 보다 보니 (금융 관련) 감이 좋아졌는데, 현안을 주로 살펴 시야가 좁아졌다”며 “금융 관련 연구원에서 연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