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AI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Scale AI)’와의 계약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메타가 스케일AI 지분 49%를 인수한 직후의 결정이다.

구글 검색 이미지 화면. / 픽사베이
구글 검색 이미지 화면. / 픽사베이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스케일AI(Scale AI)’와의 계약을 철회할 것이라고 보도 했다.

구글은 올해 챗GPT 경쟁 모델인 '제미니(Gemini)' 등 첨단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해 스케일AI에 약 2억달러를 지급하고 인간이 라벨링한 학습 데이터를 제공받을 계획이이었다. 하지만 메타가 대규모 지분 투자를 하게 되자 발을 빼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스케일AI은 최근 기업가치가 290억달러로 평가 받는 등 큰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8억7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구글은 이 중 약 1억5000만 달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민감한 AI 학습 데이터가 메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라벨링 과정에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 프로토타입이나 전략 데이터가 공유되는 경우가 많아 메타에 실질적 기술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떠오른 것이다.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스케일AI와의 협력 축소를 검토 중이며, 일론 머스크의 xAI도 계약 철수를 고려하는 등 AI 빅테크 기업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특히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이 메타 AI 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어서, 고객사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스케일AI와의 계약이 줄줄이 해지되자 경쟁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라벨박스(Labelbox), 튜링(Turing), 핸드셰이크(Handshake) 등은 고객사 이탈을 기회로 삼아 신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관련 뉴스가 나온 후 수요가 하루 만에 세 배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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