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열흘새 2조원 가량 늘어나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다음 달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앞두고 몰린 막차 수요와 부동산을 비롯한 주식시장에 대한 상승 기대감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빚투(빚내 투자)' 대출을 막기 위해서다.

6월 12일 기준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16일 가계대출 긴급 점검 간담회를 연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 뉴스1
6월 12일 기준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16일 가계대출 긴급 점검 간담회를 연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 뉴스1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750조792억원으로 전월말(748조812억원) 대비 1조9980억원 늘었다. 이달 들어 약 열흘 만에 지난달 증가폭(4조996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 추세라면 6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가 이끌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5조141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4799억원 늘었다. 지난달 증가폭(4조2316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신용대출도 전월대비 6003억원 증가했다. 통상 신용대출은 월말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전월 증가폭(8214억원)에 가깝게 다가서며 증가세가 빠른 모습을 보였다.

이는 7월 규제 강화 전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 자금을 확보하겠단 움직임이다. 여기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새정부의 주식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며 '빚투' 수요도 늘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불길 잡기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전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비공개 가계부채 간담회를 연다.

당국은 은행에 월별·분기별 목표치를 넘겨 가계대출을 취급하거나 공격적인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막고 DSR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가 있는지도 따져보기로 했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최근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은행들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돌입하고 별도의 세부 관리 계획도 제출받을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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