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경제정책의 전면에 등장할 조짐이다.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 전환은 물론,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해소할 ‘디지털 달러 시스템’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5 디지털금융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친 가상자산 정책이 예고된다"며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사임 등 규제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그림자 규제로 제한됐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앞으로는 관련 법 통과와 함께 본격 성장세에 들어설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민승 센터장은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디지털 자산 고문의 발언 중 ‘미국은 디지털 자산 황금시대에 진입한다’고 언급한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데이비드 고문관은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패권과 국채 수요의 핵심 도구가 될 것이며, 수조 달러 규모의 경제 활동과 미국 내 금융혁신을 견인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실물자산과 연동해 가치를 고정하는 디지털 자산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기존 가상자산의 약점을 보완하며, 지급 준비금 방식이나 알고리즘 방식으로 ‘페깅(pegging)’ 구조를 유지한다.
바이든 정부 시절에는 스테이블코인 테라·루나의 몰락 등 시장 전반이 억제돼 있었지만, 최근 판도가 변하면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대 자본 운영사 블랙록, 프랭클린템플턴은 국채 토큰을 발행, 운영하고 있다. 또 스탠다드차타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김민승 센터장은 “미국은 구조적 재정적자로 인해 달러 패권이 약화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를 흡수하는 대체 수단이자 달러 체제를 지탱하는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수천억 달러에 이르며, 월 거래량은 7000억달러를 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자국 통화가 불안정한 국가들에서는 대체 결제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나라도 새 정부 출범 후에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주요 공약으로 밝혔다. 특히 초대 정책실장으로 경제관료 출신의 가상자산 전문가를 선임하면서 정책 추진의 실행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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