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마일리지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관련 신용카드사 제휴 마일리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양사 간 마일리지 통합 비율에 따라 이용자 간 혜택 격차가 커질 수 있어, 기존 소비자들의 체감 차이도 뚜렷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휴카드 상품별 마일리지 적립률 / IT조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휴카드 상품별 마일리지 적립률 / IT조선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항공사 제휴카드의 마일리지 적립 구조는 전반적으로 아시아나항공쪽이 더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아시아나 제휴카드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주는 반면, 대한항공 제휴카드는 1500원당 1마일 적립 구조다. 단순 비교 시 아시아나 카드의 적립 효율이 약 1.5배 높은 셈이다.

마일리지 가치는 ▲좌석 등급 ▲운행 노선 ▲항공사 정책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항공사별 마일리지 가치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지만, 그간 시장 논리에 따라 대한항공은 15원, 아시아나항공은 11∼12원 수준으로 책정돼왔다.

연회비 기준이 같은 카드들 간에도 이 같은 격차는 분명하다. 삼성카드는 연회비 2만원의 '아시아나 삼성애니패스플래티늄카드'와 '스카이패스 아멕스카드'를 각각 운영 중인데, 전자는 1000원당 1마일, 후자는 15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준다. 같은 돈을 내고도 적립률 차이가 나는 셈이다.

신한카드 '에어 플래티늄#'도 동일한 구조다. 연회비는 3만7000원이지만,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을 제공한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마일리지' 시리즈 역시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 대한항공은 1300원당 1마일로 아시아나 측이 우위다. 연회비는 두 카드 모두 3만9000원이다.

현재 아시아나 제휴카드는 발급이 중단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요청에 따른 조치로, 지난 4월부터 신규 및 갱신 발급이 전면 중단됐다. 다만 기존 사용자는 카드 유효기간인 최대 2030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적립률이 낮은 대한항공 제휴카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같은 연회비를 내고도 혜택은 적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특히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통합 비율이 0.8~0.9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아시아나 카드 사용자는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게 되고, 대한항공 카드 소비자는 상대적 손해를 체감할 가능성이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제휴카드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높은 연회비를 감수하며 마일리지를 모았는데, 통합 과정에서 아시아나 카드 사용자와 동일한 전환 비율이 적용될 경우 역차별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며 "항공사 마일리지 좌석이 한정적인 만큼 불만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업계는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서 카드사별 전환 비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항공사와의 계약 조건, 마케팅 전략, 연회비 구조 등 각사마다 조건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항공 탑승 시 적립되는 기본 마일리지는 통합하더라도, 카드사 제휴 마일리지는 그간의 시장 관행과 소비자 체감 혜택을 감안해 별도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 탑승 마일리지는 동일하게 통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카드사 제휴 마일리지는 축적된 가치와 소비자 인식을 반영해 구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항공사들이 적립 경로별 이력을 구분 관리하고 있어, 제휴카드 마일리지 통합 비율도 조정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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