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항공 마일리지 제휴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 단종 이후  항공업권이 대한항공 중심으로 재정비되자 주요 카드사도 대한항공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 단종 이후  항공업권이 대한항공 중심으로 재정비되자 주요 카드사도 대한항공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 DALL-E

22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현대카드를 비롯한 주요 카드사들이 대한항공과 잇따라 제휴를 맺고 있다. 신규 상품을 출시하거나 협업 범위를 넓히는 등 제휴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항공 출장이 잦은 기업 고객을 겨냥한 특화 상품 ‘KB국민 대한항공 법인크레딧 기업카드’를 출시했다. 

카드는 무기명 법인카드의 이용 금액 3000원당 1법인크레딧이 자동 적립되는 구조다. 전월 실적 조건이나 적립 한도가 없다. 적립 기준이 사용자 개인이 아닌 법인등록번호 기준으로 적용돼, 여러 직원이 각각 카드를 사용해도 크레딧이 통합 관리된다. 적립된 크레딧은 대한항공 보너스 항공권, 좌석 승급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인천·김포·김해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 이용할 수 있는 부가 혜택도 마련됐다.

현대카드는 기존 제휴카드 협업을 넘어 문화 콘텐츠와 항공 물류를 연계한 독특한 방식으로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대카드는 대한항공과 ‘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 미술품 항공 운송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19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내년 6월까지 현대카드의 전시 공간인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선보이는 미술 작품을 항공 운송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전’에도 대한항공을 물류 파트너로 참여시키며 협업을 시작한 바 있다. 미술 작품 특성상 운반·포장·설치 등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만큼, 특수 화물 운송 경험이 풍부한 대한항공과의 협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 제휴 상품을 넘어선 브랜딩 및 콘텐츠 마케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카드사들은 대한항공 제휴 카드를 꾸준히 취급해왔다. 대표적으로 삼성카드 & MILEAGE PLATINUM, KB국민 마일리지 가온플래티넘, 현대카드 the Red Edition5 등은 항공 마일리지 고적립 혜택에 더해 공항 라운지 이용, 호텔 바우처 등 여행 특화 부가서비스를 강화해 제공했다.

이밖에 신한카드 Air Platinum#,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SKYPASS 신용카드, 우리카드 EVERY MILE SKYPASS(에브리 마일 스카이패스)처럼 비교적 저렴한 연회비를 제공하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마일리지 적립과 실용적인 여행 편의 기능을 고루 갖춰 소비자 선택의 폭은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

카드업계가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휴 카드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회복된 여행 수요가 자리한다. 항공권 예약 및 공항 이용이 증가하면서 항공 마일리지 적립 상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제휴 카드는 고객 충성도 제고는 물론 카드 이용 활성화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항공사 입장에서도 단골 고객 확보와 브랜드 충성도 유지를 위한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작용하기 때문에, 제휴 강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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