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X(구 라인프렌즈)가 2호선 홍대입구역 가까운 위치에 ‘케이팝스퀘어’를 열었다. 케이팝스퀘어에는 현재 CJ ENM 소속 보이그룹 제로베이스원(ZB1)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팝스퀘어 홍대점을 찾은 이들은 다양한 굿즈(MD)를 구매하고 양손 무겁게 홍대 곳곳으로 흩어졌다. 이처럼 팬덤이 모이는 공간은 상권이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케이팝스퀘어 홍대점은 오픈 전부터 여러 명이 우산을 쓴 채 입장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케이팝스퀘어는 IPX가 20일 라인프렌즈 홍대점을 리뉴얼해 개장한 매장이다. 케이팝스퀘어라는 이름으로 리뉴얼된 다음 처음 진행한 팝업은 제로베이스원의 캐릭터 IP ‘제로니’를 기반으로 한다.
매장 관계자에 의하면 팝업 첫 날에는 비가 많이 왔음에도 현장 사진을 찍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몰렸고 그 중에 외국인 관람객이 많았다. 27일 케이팝스퀘어 현장 역시 외국인으로 보이는 관객 여럿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케이팝스퀘어 주변에서 대기하는 이들은 십중팔구 여성이었다. 제로베이스원이 보이그룹이어서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되는 걸그룹 프로미스나인 팝업 스토어 대기인원의 80% 이상이 남성인 것과 차이다.
이렇게 줄 서서 MD를 구매한 이들이 향하는 곳을 다 확인할 수는 없었다. 삼삼오오 구매한 물건을 들고 홍대 곳곳으로 흩어졌기 때문이다. 홍대입구역을 중심으로 합정·신촌·상수역 인근은 K팝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가게가 밀집한 지역이다. 거의 길목마다 있는 카페 앞에는 길게 늘어선 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홍대 근처 카페는 대부분 생일카페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생일카페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캐릭터 등이 생일 같은 특정 기념일을 카페를 대관해 꾸미고 다른 팬덤과 기념하는 곳을 말한다. 홍대 인근 상권은 K팝 팬덤을 타깃으로 한 매장이 많은 셈이다. 이는 IPX가 라인프렌즈 매장을 케이팝스퀘어로 리뉴얼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실제 홍대 인근에서 생일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대유행기 홍대 인근 상권이 거의 무너졌다”며 “생일카페 운영을 시작한 이후 주위에 생일카페로 운영되는 곳들이 늘면서 이쪽 상권이 다시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여의도 더현대,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자주 진행하는 것도 팝업을 보러 온 팬덤의 부가 소비를 노린 전략으로 분석된다. 케이팝스퀘어는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해 외부에서 대기해야 했다. 반면 매장 내부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는 실내에서 대기하는 동안 다른 매장을 구경하거나 식당·카페 등에서 소비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타임스퀘어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사전예약 없이 현장에서 대기하는 분들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쯤 기다리는데 입구 쪽에 줄 서서 기다리는 분도 있지만 바로 근처 카페나 다른 매장 구경하다 입장 알림톡 받고 오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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