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빅테크과 손잡고 사업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투자 환경에 맞춰 디지털 플랫폼과 함께 ‘투자 슈퍼앱’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토스뱅크 모바일 앱을 통해 ‘외화RP(환매조건부채권) 자동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이 원하는 투자 주기와 금액을 설정해 두면 매일 혹은 매주 일정 금액이 자동으로 외화RP에 투자된다. 최소 10달러부터 시작할 수 있어 소액 투자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외화RP는 약정된 수익률과 원금을 만기일에 함께 돌려받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시중금리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해 안정적인 달러 자산 운용 수단으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연 4.1%(세전)의 특판 금리를 적용한 외화RP 수시물 상품도 함께 출시했다. 고객들은 토스뱅크 앱에서 365일 언제든 환전과 투자를 할 수 있고 달러 환전 시 90% 우대환율 혜택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은 “고객들의 외화 자산이 지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제휴 상품을 활용해 보다 계획적인 외화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 옵션을 선보이며 고객의 자산 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도 플랫폼 협업에 나섰다. 같은 날 네이버페이가 선보인 ‘증권사 간편주문’ 서비스에 공식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동으로 고객들은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서 ‘간편주문’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신한투자증권의 웹 트레이딩 시스템(WTS)에 접속할 수 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인증만 거치면 주식 거래가 가능해졌다.
특히 신한투자증권 WTS는 이번 서비스에 참여한 증권사 중 유일하게 대체거래소(NXT) 주문과 SOR(Smart Order Routing) 주문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다양한 거래 방식과 효율적 주문 체결이 가능해 이용자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계좌 미보유 고객도 비대면으로 손쉽게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진입장벽을 낮췄다.
정용욱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총괄사장은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많은 투자자들에게 신한투자증권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며 “앞으로 해외주식 거래까지 추가해 고객경험을 혁신해 가겠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이 같은 행보는 고객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소비자들이 달러 예‧적금, 외화RP,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에 맞춰 증권사도 플랫폼과 협업하며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이 사실상 ‘투자 슈퍼앱’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단독으로 앱 생태계를 키우기보다 인터넷은행, 빅테크와 연계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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