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 협회장은 9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블록체인 수요·공급자 협의체 ‘에이블(ABLE)’ 정례회의 기조연설에서 산업의 정체 상태를 지적했다. 그는 “매년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하지만 산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외부의 기대와 내부의 회의론 사이에 큰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에이블(ABLE)은 오픈블록체인·DID협회가 주관하고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결제원, 블록체인 기술 기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다. 이번 정례회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와 상용화를 위해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논의하는 자리다.
류 협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기술이 아닌 ‘디지털 인프라’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모델을 미래에 기대는 식이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리스크는 상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해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술 기업의 현실도 언급됐다. 류 협회장은 “퍼블릭 블록체인은 그간 배제돼 왔고, 결국 외산 솔루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국산 솔루션으로 100을 채우는 것은 지금으로선 어렵다”고 평가했다.
류 협회장은 실제 협회가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출범시켰을 당시, 해외 솔루션 기업이 즉시 방한해 제품을 제안하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협회 내부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사업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제도적 불확실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그는" 이런 규제 공백 상태에서는 어떤 메인넷을 쓸지도 정할 수 없다”며 “이제라도 퍼블릭 블록체인 생태계와 국산 솔루션 중심의 시범사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가를 받은 비영리 단체다. 국민·신한·우리·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결제원, 기타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DID, 토큰증권 등 디지털 자산 기반 인프라 관련 분과를 운영하며 기술 실증과 제도 연구를 병행 중이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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