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공개 네트워킹 행사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격변기 속에서 글로벌 경영 행보에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월 9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CBAC)로 귀국하고 있다.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월 9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CBAC)로 귀국하고 있다. / 뉴스1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탑승한 삼성전자 전세기가 전날 미국 아이다호주 헤일리 공항에 도착했다. 이 회장은 이달 13일까지 아이다호 선밸리 리조트에서 진행되는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매년 주최하는 초청형 비공개 행사다. IT, 미디어, 금융 업계의 핵심 인물이 대거 참여한다. 일명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도 불린다.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파트너십 같은 비공식 협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자리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기업인 중에는 이재용 회장이 거의 유일하게 초청받아 꾸준히 참석해 왔다. 삼성전자 상무 시절이던 2002년부터 2016년까지는 매년 참석했으며 2017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법정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다”라고 행사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이재용 회장은 2014년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팀 쿡 애플 CEO와 회동하고 양사 간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해소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올해 행사에도 샘 올트먼 오픈AI CEO,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글로벌 주요 기업 CEO가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이번 참석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과 기술 제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파운드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전략적 네트워크 강화가 그룹 차원의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달 말 열릴 또 다른 글로벌 네트워킹 행사인 ‘구글 캠프’에도 참석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