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 위의 세계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92쪽 | 2만원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본능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음식입니다. 흔히 “무얼 먹고살지?”,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다”, “못해 먹겠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삶은 음식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 접시 위의 세계 본문 중에서
우리가 매일 먹는 밥 한 공기, 커피 한 잔, 초콜릿 한 조각, 그 속엔 놀랍도록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자연과 기후, 역사와 정치, 농업과 경제,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교차하는 접점이 바로 우리의 식탁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 출간됐다.
새책 ‘접시 위의 세계’는 음식을 매개로 지구촌 곳곳을 여행하는 인문 지리 교양서다. 전국지리교사모임이 펴낸 이 책은 음식이 단순한 생존 수단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성찰하는 창이라는 관점에서 식량 문제를 다룬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세계의 주요 식량 작물과 그 분포를 다루고 2장에서는 커피·초콜릿·바나나 등 기호식품이 어떻게 세계 무역과 경제 구조를 형성했는지 설명한다. 3장과 4장에서는 식량 불평등과 농업 위기, 전쟁의 이면에 놓인 작물의 정치학을 다룬다. 우크라이나 흑토지대와 남아메리카 바나나 전쟁 같은 사례를 통해 식량이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변수였음을 보여준다.
5장과 6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식량 공급과 미래 작물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기후위기 속에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해야 할지를 고찰한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일’을 넘어 ‘더 나은 지구를 만드는 도구’로서 음식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전쟁보다 기아로 죽는 사람이 많을까?”
“기아는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
책은 이런 근본적인 질문들을 통해 독자의 사고를 자극한다.
전국지리교사모임은 1996년 창립된 연구 중심 지리교육 단체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과정을 지향해왔다. 이번 책 역시 현장의 고민과 교육적 통찰이 어우러진 결과물로 음식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통해 지리, 경제, 환경, 역사, 사회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