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소비자 간 상거래(C2C) 업체인 왈라팝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유럽 커머스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왈라팝 로고. / 네이버
왈라팝 로고. / 네이버

네이버는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를 투자해 왈라팝 지분 약 70.5%을 추가 확보했다고 5일 공시했다. 2021년 1550억원, 2023년 약 1000억원의 자금을 왈라팝에 투자한 네이버는 이번 후속 투자로 왈라팝을 완전 인수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양사는 본격적인 협업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 더욱 강력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판단, 왈라팝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왈라팝은 1900만명이 넘는 월간 이용자 수(MAU)를 보유한 스페인 최대의 C2C 업체다. 위치 기반 매칭과 AI 추천 등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일상 생활용품에서 전자기기, 자동차까지 전 영역의 개인 간 거래를 지원하며, 스페인을 넘어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프랑스 전 디지털경제부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 대표가 설립한 투자사인 코렐리아캐피탈에 펀드 출연 등을 통한 간접 투자 방식으로 유럽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왈라팝에 네이버의 검색, 광고, 결제, AI 등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적용하며, 유럽 시장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0여 년간 유럽 시장에 투자하며 본격적인 파트너십 대상을 모색해왔다”며 “다양한 상품과 스토리를 보유한 왈라팝 인수를 통해 스페인·유럽 사용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데이터 다양성이 경쟁력이 되는 AI 생태계에서 네이버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롭 캐시디 왈라팝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네이버의 검색·광고·결제·AI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럽 시장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글로벌 커머스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2년 약 2조3000억원을 투입해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패션 플랫폼인 포시마크(Poshmark)를 인수했다. 북미에 이어 유럽에서도 새로운 커머스 거점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298억달러(약 737조원)에서 2029년 약 8118억달러(약 1139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8.9%로 추산된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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