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스타 마케팅으로 젊은 고객 잡기에 나섰다. 배우·아이돌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내세워 MZ세대의 눈길을 끌고 이를 신규 계좌 개설과 거래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메리츠증권의 신세경의 사례는 광고 효과와 실적 상승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 ‘Meritz On’에서 공개한 브이로그 형식의 ‘신세경도 메리츠해요’ 시리즈가 공개 한 달여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은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 ‘Meritz On’에서 공개한 브이로그 형식의 ‘신세경도 메리츠해요’ 시리즈가 공개 한 달여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은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 ‘Meritz On’에서 공개한 브이로그 형식의 ‘신세경도 메리츠해요’ 시리즈가 공개 한 달여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영상은 신세경이 일상 속에서 국내·미국 주식 거래와 달러 환전을 수수료 ‘제로’로 이용할 수 있는 ‘Super365 계좌’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내용이다. 중독성 있는 배경음악과 친근한 대화 형식이 더해져 젊은 층의 호응을 얻었다.

광고 효과는 곧바로 숫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이벤트 시작 당시 9355억원이었던 Super365 계좌 예탁자산은 불과 7개월 만에 11조원을 돌파했다. 고객 수는 같은 기간 2만3000여명에서 20만명으로 늘었다. 하루 평균 1000명꼴로 신규 고객이 유입된 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배우 신세경이 지닌 신뢰감과 개인 채널에서 보여온 자연스러운 일상이 영상 속에 잘 녹아들어 시청자들에게 진정성있게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잇달아 스타 모델을 기용하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은 10년 만에 전면 개편한 MTS ‘우리 WON MTS’ 홍보 모델로 아이브 장원영을 발탁했다. 장원영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젊은 고객층 유입을 노린 것이다. 

키움증권은 배우 고민시를 모델로 기용해 “투자에 대충이 어딨어?”라는 직설적인 문구를 내세운 캠페인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MZ세대가 즐겨 찾는 플랫폼에서 집중 전개했다.

우리투자증권 모델 장원영(왼쪽), 키움증권 모델 고민시(오른쪽). / 각 사
우리투자증권 모델 장원영(왼쪽), 키움증권 모델 고민시(오른쪽). / 각 사

업계에서는 이 같은 모델 마케팅이 단순 이미지 제고를 넘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형 증권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유튜브, SNS 채널을 통한 스타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신규 계좌 개설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광고비 부담이 적지 않지만 성과로 증명되면 내부 설득이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는 광고비를 전년 대비 대폭 늘려 디지털 채널과 모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스타 마케팅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도 나온다. 모델 개인의 사생활 논란이나 부정적 이미지 전환은 곧바로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 금융권 홍보 담당자는 “최근 몇 년간 모델 관련 논란이 이어지면서 갑작스럽게 광고를 내리는 사례도 있었다”며 “모델 선정 시 이미지와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스타 마케팅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투자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특히 20~30대의 주식·해외주식 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메리츠증권의 ‘신세경 효과’가 입증된 만큼 앞으로도 각사별로 어떤 얼굴과 메시지를 내세울지가 증권사 브랜드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