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아이디어 발굴에 나섰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 성장 정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서다. 단순 보장 제공을 넘어 경쟁력 있는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보험업계가 단순 보장 제공을 넘어 경쟁력 있는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 DALL-E
보험업계가 단순 보장 제공을 넘어 경쟁력 있는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 DALL-E

23일 주요 보험사들은 ‘종합 라이프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내벤처 육성을 비롯해 외부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사내벤처 4기를 출범시켰다. 올해 공모 주제는 ‘보험 및 인접 영역’. 총 13개 팀이 응모해 예비 과정을 거쳐 3개 팀이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팀은 ▲AI와 금융 API를 활용해 상속·증여 절차를 자동화하는 서비스 ▲고인을 AI휴먼으로 구현해 유족과 소통을 돕는 ‘웰다잉 지원 솔루션’ ▲시니어 보행 데이터를 분석해 낙상을 예방하는 솔루션 등이다. 교보생명은 내년 3월까지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MVP 개발과 경영진 IR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교보 사내벤처는 이미 ‘패밀리 앱 오후1시’, ‘딸기로픽’, ‘메디코치’ 등 분사 사례를 낳았다. 단순한 사내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넘어 실제 신사업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삼성화재는 지난 6월 사내 지식재산권 활성화를 위해 ‘IP 페스티벌’을 열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특허청과 협업해 실제 특허 수준으로 아이디어를 심사한 것이 특징이다.

101개 팀이 응모해 6개 팀이 결선 무대에 올랐고, 특허청 심사관이 직접 심사에 참여했다. 금융 BM 특허 강연과 간담회까지 곁들여 임직원들의 발명 의식을 고취시켰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P는 디지털 금융시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특허 출원을 장려하는 사내 문화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아이디어 발굴 무대 범위를 넓혔다. 회사는 ‘라이프놀로지 랩(Lifenology Lab)’을 통해 대학생들과 협업해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방법을 찾고 있다.

올해 2기는 ‘의식주’를 주제로 경희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 4개 대학 110여 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5개월 동안 의식주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발굴해 전시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기에서는 웰니스 디자인 아이디어 40여 개가 탄생해 고객 체험 행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OCR 기반 영양제 조합평가 서비스 개발팀이 독립한 성과도 내기도 했다. 사내외 다양한 루트를 통해 혁신 DNA를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벤처는 내부 인재의 창의성을 끌어올리고, 대학생 협업은 젊은 세대의 시각을 접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와 체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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